최근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를 구입한 서 모씨(33)는 운전이 즐겁다.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제공돼 모르는 길을 쉽게 찾아갈 수 있고 졸음이 오면 음악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동영상 기능을 통해 최신 영화를 관람하고 가족 사진을 포토 앨범으로 편집하면서 PMP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PMP 시장이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출시 후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PMP 제품들이 최근 월 1만대 이상 판매되면서 시장 확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 PMP 시장 60%를 점유하고 있는 디지털큐브 ''i2''는 지난 5월 출시와 함께 1만2000대가 판매됐다. 대만 POI ''엠팩(mPack)'' 1500대, 에스컴과 아이위드 PMP 제품도500대 이상 팔리며 PMP 월 판매량이 5월과 6월 연속 1만대를 돌파했다.

매월 20만대 이상이 판매되고 있는 MP3플레이어와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월 판매량이 1000대에도 못 미쳤던 점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업계 관계자는 "PMP의 전망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최근 PMP 시장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2000년 초반 MP3플레이어 시장이 처음 형성됐을 때보다 판매량이 많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얘기했다.

전문가들은 대용량 디지털 제품을 선호하는 최근 추세를 PMP 판매 증가 배경으로 꼽고 있다.

동영상, 이미지 재생,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디지털 기기에 구현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20~40GB 대용량에 이들 기능을 실현하는 PMP가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큐브 ''i2''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기능을 첨가한 세계 최초의 내비게이션 PMP다.

운전중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음성 경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며 출시 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디지털큐브는 이와 함께 9월 출시를 목표로 지상파 DMB TV 수신기를 탑재한 PMP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POI와 블루닉스도 이달중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지원하는 PMP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이텍시스템도 카메라와 USB호스트 기능을 없앤 슬림형 PMP를 곧 출시한다.

제품 가격 하락세도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디지털큐브가 i2(20GB)를 39만9000원에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이달 출시되는 에스캠 ''소렐 SV-15'', 사이텍시스템 ''센트릭스 MVP-120''은 모두 40만원 이하로 책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