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힌 미군, 어이없는 주장..."난 도와 주러 갔다"

by 이피아 posted Jul 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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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의정부에서 발생한 주한미군의 가격 폭행 사건과 관련, 현장에서 붙잡힌 제롬 에버렛 일병(Doby II, Jerome Everett, 22세, 미2사단 STB. B. CO 소속)이 폭력에 가담한 사실을 부정하고 있으며, 가해 미군도 모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피의자, "폭력 가담 미군 모르는 사람들, 피흘리는 한국인 도와 주러 와"

의정부 경찰서는 8일 오후 2시부터 시행한 제롬 일병에 대한 1차 피의자 심문 조사에 대한 중간 결과 발표에서 "본인(제롬 일병)은 폭력사건에 가담한 적이 없고, 다른 일행들하고 거리를 지나가다가 한국 사람이 피를 흘리고 있어서 응급조치를 하기 위해 다가갔다고 변소했다"라고 밝혔다.

제롬 일병은 대질 조사에서 ''자신은 한국인이 맞는 소리를 듣고 돌아봤을 때, 미군 두 명은 도망 가고 있었고, 자신은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음에도 피흘리는 피해자에 대해 아무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다가가 손으로 얼굴을 막고 옷으로 지혈을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롬 일병은 자신이 훈장을 받거나 영예를 위해 그런 행동을 취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 맥주병 휘두르는 당사자가 응급조치 하러 와?

하지만, 현장에서 제롬 일병을 붙잡은 피해자 친구 정상준(35)씨는 달아나던 제롬 일병이 좁은 인도에서 자신과 맞닥뜨리자 들고 있던 맥주병을 휘두르며 위협했다고 주장, ''응급 조치''를 위해 왔다는 말에 어이없어 했다.

더욱이, 제롬 일병이 맥주병을 휘두르는 장면은 제 3의 목격자에 의해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피해자 조수환씨(35)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은 일관되게 제롬 일병을 비롯한 미군 3명이 좁은 인도를 횡으로 서서 걸었으며, 모두 맥주병을 들고 있었다고 진술, 가해 미군을 비롯한 달아난 2명의 피의자들과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하는 제롬 일병의 말에 강력히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 보강 조사 통해 달아난 피의자 신원 확보 최선 다할 것, 실효성은 ''글쎄''

경찰은 제롬 일병의 진술이 피해자의 진술과 상반됨에 따라, 7시 현재 피해자 조수환(35)씨에 대한 보강, 대질 조사를 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제롬 일병이 당시, 술을 마시고 우연치 않게 사건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부분과 관련, 피의자가 말하는 술집과 그 이후 행적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범행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손톱 크기의 병조각 10개를 입수했으며, 정확한 인상착의는 확인이 안 되지만 인근 농협 CC TV에 잡힌 미군의 모습을 좀 더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조사 결과, 혈흔이 띄엄띄엄 있다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미군 2명이 도주하다 택시를 탄 것으로 추정, 택시 기사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친구들은 달아난 2명의 미군이 각기 다른 길로 향했다고 주장, CC TV에 잡힌 두 명이 미군인지 여부는 더 확인해 볼 문제일 듯 하다.

경찰은 이 밖에도 탐문 및 현장 조사 과정에서 비록 맥주병으로 가격한 순간은 보지 못했으나 재차 가격을 하려는 것을 막고 피해자 동료들이 미군을 제압하는 과정을 목격한 사람을 확보,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나머지 2명의 피의자 인적 사항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CID(미 육군 범죄 수사대)에도 최대한 협조를 촉구, 미군 자체에서도 인적 사항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증인이 될 수 있는 제롬 일병이 이들의 신원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어, 뚜렷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 한, 미군 측에서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이상 사건의 진전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대표자 불참, 한국 경찰은 불법 구금일까 봐 신병 인계

한편, 미군 측에서는 경찰의 대표자 입회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개정된 소파 규정을 어렸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소파에 따르면, 미군 측에서는 범죄 발생시 한국 경찰 측에서 대표자 입회를 요청할 경우 1시간 이내에 경찰서에 도착해야 하며 대표자는 24시간 동안 대기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미군 측은 한국 경찰의 요청에도 불구, 대표자를 파견하지 않았으며, 한국 경찰은 미국 대표자 없이 조사할 수 없다는 소파 규정을 들어 기본 조사를 진척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의정부 경찰서 관계자는 미국 대표가 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미 헌병대에 피의자를 인계한 것과 관련해, "계속 붙잡고 있으면 그 자체가 구금이 되어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불법 구금이 되는 기준이 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롬 일병에 대한 기본 인적 사항을 조사하고 예비조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제롬 일병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관계로 어려움을 겪었고, 곧이어 도착한 미 헌병대에 제롬 일병을 인계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대신 이 관계자는 "미 대표자가 1시간 안에 도착하지 않은 것은 미국의 잘못이다"라면서 "앞으로 1시간 안에 오도록 체제를 만드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지구대에서 깨진 유리병을 제때 압수하지 못한 비난에 대해서는 "깨진 유리병 자체가 사건을 규명하는데 심각한 사안이면 실수를 인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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