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이 성경험 계속 묻자 김현희, 주먹 날린후 권총자살 시도

by 인선호 posted Jun 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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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7년 발생한 대한항공(KAL)기 폭파 사건 범인인 북한공작원 김현희<사진>는 바레인 공항에서 체포된 직후 두 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제임스 릴리 전(前) 주한미국 대사가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밝혔다.

폭파 사건 직후인 12월 1일 바레인 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쓰다 체포된 김씨가 청산가리를 묻힌 담배를 씹어 1차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당시 동료인 남성 공작원은 이 방법으로 현장에서 자살했다.

그러나 김씨의 경우 이안 헨더슨 바레인 경찰서장이 담배를 날쌔게 빼내는 바람에 성공하지 못했다. 릴리 전 대사는 회고록에서 헨더슨은 지금도 당시 상황을 묻는 사람들에게 청산가리가 묻은 담배를 빼낼 때 물린 손가락 상처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바레인 수사관이 ‘성적 경험’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하자, 갑자기 옆의 여성 통역자를 발로 차서 쓰러뜨리고 망치 같은 주먹으로 헨더슨을 한방 먹이면서 그의 권총을 움켜잡고 다시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릴리 전 대사는 김씨가 전기충격기를 맞고서야 넘어졌다고 썼다.

릴리 전 대사에 따르면 질려버린 헨더슨이 우리 외교관들에게 “이 여자를 데려가시오. 한국인들이 알아서 해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씨의 기습 공격이 오히려 우리 정부가 김씨를 데려오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릴리 전 대사는 “처음에 젊은 여자(김현희)는 일본에서 자란 중국인 고아로 비행기 폭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다”며 “(김씨의 말이) 곧 거짓말이라는 게 행동으로 드러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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