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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동 모 주상복합아파트에서는 지난달 말 정부의 아파트 기준시가 발표 직후 긴급 반상회가 열렸다.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기준시가로 종합부동산세가 대폭 오르게 된데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주민들은 반상회 결정에 따라 가구당 5만∼10만원을 갹출,세무사를 선임하고 집단 이의신청을 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반상회에선 최근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신설되는 9호선 지하철역부터 이 아파트 단지까지 ‘무빙워크’를 설치토록 구청에 집단 청원을 넣기 위한 것이었다.

인천 남동구의 한 신축 빌라에서는 입주 1년2개월 만인 지난달 갑작스레 반상회가 조직돼 건축주에게 하자보수 비용을 요구하고 여의치 않으면 소송도 불사키로 결의했다.

하자 공사를 맡았던 성모(53)씨는 “건축주를 압박하기 위해 단 이틀 만에 반상회가 조직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건축주는 반상회 결성 직후 즉각 돈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일제시대 주민 통제 수단으로 등장,군사정권 때 통치논리 전파의 장으로 활용되다 민주화와 인터넷 보급에 따라 한때 유명무실해졌던 반상회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반상회 성격은 지배 세력의 최하부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재산상 이득 추구와 민원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전형적 이익집단으로 크게 바뀌었다.

반상회의 최대 화제는 ‘집값’. 일부에서는 아파트 가격 담합도 이뤄지고 있다.

경기 고양시 모 아파트 주민 김모(32)씨는 “반상회에서 ‘얼마 이하로는 절대 집을 내놓지 말라’는 기준이 전달되곤 한다”고 말했다.

일산의 중대형 아파트에 사는 김모(59)씨는 “분당보다 집값이 너무 낮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안건이 최근 반상회에 자주 오른다”고 전했다.

서울 본동의 김모(34)씨는 “우리 아파트는 지난해 지었는데도 가격이 오르지 않아 최근 전체 반상회를 열어 아파트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 문제도 반상회 단골 안건 중 하나다.

학원 밀집 지역인 서울 중계동 모 아파트 반상회에선 지난 3월 “위장전입자가 많아 기존 주민의 자녀들이 멀리 떨어진 학교에 배정된다”며 교육청에 위장전입 단속을 촉구키로 결정했다.

서울 대치동 한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2월 개학을 앞두고 자녀를 보낼 학원을 결정하기 위해 ‘학원 설명회’ 형태로 반상회를 열었다.

주변 몇몇 학원장에게 반상회 참석을 요청했지만 연락받지 못한 학원장들까지 몰려와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반상회는 1917년 일제의 조선인 통제 수단으로 처음 도입됐다는 설이 있지만 일제의 전쟁 동원 및 주민감시 수단으로 1930년대에 본격 활용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시대에 따라 부침하던 반상회는 최근 주민자치 바람을 타고 부흥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집단 이익만 추구해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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