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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에서 다시 한번 어이없는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났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희생 당한 장병의 가족이 받을 상처와 아픔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듯하다. 다 키워놓은 자식을 잃는 부모의 심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이번 사고가 국적 포기 문제로 시끄러운 차에 나온 게 안타깝다.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이었던 미국인 제프리 존스씨가 자신의 아들을 한국 군에 보내겠다고 해 공감을 불러 일으키던 와중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국방부가 이번 사건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사고를 낸 김 일병이 평소 내성적 성격이었다는 둥, 게임에 빠져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동한 게 아니냐는 둥, 고참의 언어 폭력에 시달려 우울증 증상을 보였다는 둥...

그걸 수사라고 하고 앉았다는 말인가. 좁은 GP 안에서 일년 열두 달 함께 생활하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감정 다툼은 하게 마련이다. 신병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 정도 폭력에 동료를 무참히 살해하고 태연하게 근무를 섰다면 우리나라 군대 안에서 총기 난사 사건은 1년에 수 백 건은 나야 한다.

게임에 몰두했다고 친구에게 수류탄을 던지게 된다면 아마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는 매일 칼부림이 나야 정상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문제라면 우리나라 직장에선 매일 자살 또는 살인사건이 나야 옳다.

총기사건이 나면 무조건 개인의 심성 탓으로 돌리거나, 원래 그 친구가 좀 이상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누구나 약간씩은 성격장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성의 힘이 크기 때문에 참게 된다.

누군가가 그 한계를 넘었다면 상식적으로 우리가 대하는 갈등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었다고 봐야 옳지 않을까. 도저히 참을 수 없게 한 갈등이나 폭력, 억압이 있었고, 그걸 자기 힘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기에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따라서 당시 김 일병의 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그것이 우리 군부대의 구조적인 병폐이고 다른 곳에서도 저질러지고 있는 문제라면 제도를 뜯어 고쳐야 한다. 단순히 개인의 심성이나 성격 탓으로 돌리고 다시 문제를 덮어버리면 제2, 제3의 김 일병이 또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다른 부대는 아무 문제가 없고, 군의 모든 체제는 정상적이었다면 김 일병이 비정상적인 사람이었다는 말이 된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런 사람을 최전방에 배치한 군의 인력 배치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는 증거다.

8명의 아까운 젊은이가 희생됐다. 아프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군 내부의 생활 실태와 근무 여건 등을 제대로 점검하고 넘어가야 한다. 어물쩡 조사하다 김 일병이란 사람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발표하고 덮으려 하지 말라. 그것이야말로 아까운 8명의 젊은이를 두 번 죽이는 짓이다.

내성적이고, 게임에 빠졌고, 애인과 헤어졌으며, 소심한 사람이 문제라면 우리나라에 장병이 될 수 있는 젊은이가 도대체 몇 명이나 되겠나.
국방부는 그런 식으로 문제를 덮고 가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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