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으로 끝난 ‘황금 원정대’

by 이미지 posted Jun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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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을 노리고 아프리카 오지로 금을 캐러 간 한국인 노동자들이 투자금을 모두 탕진하고 동료까지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프리카 서부 시에라리온 공화국에 3년 넘게 살던 김모씨(38)는 지난해 초 국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사금채취업자 이모씨(60)에게 사금 채취사업을 제안했다. 김씨 등은 국내 투자자를 모아 6억여원을 확보하고 윤모씨(62) 등 5명을 고용해 지난해 4월 시에라리온 현지에 사금채취회사를 세웠다.

이들은 수도 프리타운에서 자동차로 7시간 거리의 동부 내륙 마본토에서 사금채취를 시작했다. 전기도 없는 오지에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와 싸우며 매일 고되게 일했으나 금은 찾을 수 없었다. 하루 5㎏을 캐야 투자금을 갚고 이익을 낼 수 있었으나 이들이 캔 금은 5g도 되지 않았다. 월급 5백만원을 약속받고 현지에 온 한국인 직원들은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5개월이 지나 투자금이 바닥을 드러내자 초조해진 김씨는 사업실패 원인을 이씨에게 돌리기로 결심했다. 윤씨 등 2명이 김씨에 가세, 이씨를 ‘제거’키로 공모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10월13일 마본토 사금채취 캠프 안에서 “술만 먹고 일을 안 해 사업을 실패시켰다”며 이씨의 양손을 묶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이들은 현지 광산청 직원, 의사 등과 짜고 “이씨가 작업 중 기계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입까지 맞췄다.

현지 경찰은 단순 사고사로 처리했다. 그러나 현지로 달려온 아들(35)은 불과 2.3m 높이에서 추락사했다는 사망원인에 의심을 품고 이씨의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온 뒤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결국 사체부검을 통해 김씨 등의 범행이 밝혀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3일 윤씨 등 2명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시에라리온에 있는 김씨의 검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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