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별세

by 인선호 posted May 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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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은 21일 정세영 명예회장이 폐렴으로 이날 낮 12시30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향년 77세.강원 통천 출신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인은 195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후 67년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87년 현대그룹 및 현대자동차 회장을 거쳐 99년부터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현대차 사장 시절인 74년 ‘포니’ 승용차를 개발해 수출을 진두 지휘하면서 ‘포니 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99년 폐암 진단을 받은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건강관리를 해왔으나 최근 갑작스런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

최근 자신이 보유해온 현대산업개발 지분 전량을 99년부터 함께 현대산업개발을 경영해온 아들 정몽규 회장 등 가족에게 매각,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영자씨(69)와 몽규 회장, 딸 숙영씨와 유경씨, 큰사위 노경수 서울대 교수, 둘째사위 김종엽씨, 며느리 김나영씨 등이 있다.

빈소는 아산병원 영안실 34호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25일 오전 8시 아산병원 잔디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선영.


故 정세영회장 누구인가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1967년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에 취임한 이후 32년 동안 자동차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부로 생전에 ‘포니 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1928년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난 정 명예회장은 2001년 3월 숨진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으로 슬하에 1남(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2녀(숙영, 유경)를 두었다.53년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57년 미국 마이애미대학(오하이오주)에서 정치외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77년 한영 경제협력위원장, 87년 전경련 부회장, 88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93년 고려대 교우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98년 한미협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또 83년 미국 마이애미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96년 연세대·97년 고려대에서 각각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83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명예 대영제국 훈장 ‘커맨더 장’을 수상했으며 85년 금탑 산업훈장과 87년 한국의 경영자상, 95년 아시아 최우수 경영인상, 98년 국민훈장 목련장 등을 받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사장이던 68년 현대자동차 1호차인 코티나를 생산했으며 74년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개발, 토리노 국제모터쇼에 참가해 세계자동차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76년부터 본격적으로 포니를 생산, 국내 최초로 에콰도르에 수출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81년 포니Ⅱ를 생산했으며, 86년 미국에 엑셀을 첫수출해 20여만대를 판매함으로써 미국 10대 상품에 선정됐다.

87년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 회장에 취임했으며 91년 국내 최초로 독자엔진과 트랜스미션을 개발해 외국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현대자동차의 기술 독립을 알렸다.

99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 취임한 정 명예회장은 건설인으로 제2의 인생을 열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어쩔 수 없었던 듯 99년 폐암진단을 받고 미국 M D 앤더슨 암센터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이듬해인 2000년 11월에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의 32년 자동차 인생을 정리한 회고록 ‘미래는 만드는 것이다’를 출간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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