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개그’로 年50억 대박… 박승대 스마일매니아 사장

by 인선호 posted Apr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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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금 벤처를 하고 있어요. 철저히 신인들에게 투자해 성공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시청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신제품(개그)을 고치고 다듬어 새로운 것만 보여줄 겁니다.”

박승대(朴承大·39) 사장은 스타 개그맨들을 키워내는 ㈜스마일매니아의 CEO(최고경영자)다. 스마일매니아 출신들은 개그 프로그램 중 상종가를 치고 있는 SBS TV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출연진 중 8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일매니아는 단순한 연예기획사가 아니라 모험적인 투자를 통해 성공을 거머쥔 벤처기업이다.

박 사장의 성공은 운(運)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기획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지난 99년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연습실을 겸한 개그 라이브 무대 ‘박승대홀’을 열었다. 스타를 꿈꾸며 찾아오는 연습생들을 받아 혹독한 훈련을 통해 인기 개그맨으로 키워왔다.

새벽 5시까지 이어지는 이 훈련의 작전명은 ‘실미도 작전’. 스타가 될 때까지 죽기살기로 아이디어를 짜고 연습해야 한다며 박 사장이 직접 붙인 이름이다. 그는 연습생들과 밤을 새우며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같이 무대 마룻바닥에서 잤다. 30·40대 성인들도 흉내를 낼 정도로 인기를 끈 ‘그런거야’ 등도 ‘실미도 작전’을 통해 탄생했다. 현재도 50명의 또 다른 연습생들이 오후 2시면 대학로 ‘박승대홀’로 출근해 새벽까지 아이디어를 짜며 스타를 꿈꾼다.

‘박승대 사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1주일에 4번 개그 라이브 무대를 열어, 박수를 가장 많이 받은 아이템만 TV에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반응이 좋은 제품만 출시하는 것이다. 웃찾사의 ‘화상고’도 9개월간 TV에 나오지 못하고 라이브 무대에서 고쳐지고 또 고쳐졌다.

웃찾사를 제작하는 SBS의 이창태 PD는 “박 사장은 ‘화상고’의 녹화방송을 찍고 나서도 4주간이나 TV에 내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오전 7시면 인터넷에서 네티즌의 개그 프로에 대한 반응을 꼼꼼히 체크한다. 모니터요원 15명으로부터도 수시로 의견을 듣는다. 그는 “개그의 코드는 수시로 변하고 있고, 특히 젊은이들의 코드는 더 빨리 변하고 있어 이를 잡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사업가로 변신한 데에는 개그맨으로서 실패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개그맨 시절 우연히 화장실에서 후배들이 ‘박승대 선배가 그렇게 안 웃긴다며? 그런데 왜 개그맨이 됐대?’라고 하는 말을 듣고 전직(轉職)을 결심했다. 돼지사료를 수입하는 사업도 했지만 6개월 만에 6억을 몽땅 날려버렸다.

박 사장은 “개그맨으로 성공하지 못하니까 사업도 잘 안됐다”며, 지난 99년 10월 명예회복을 위해 대학로로 갔다. 스마일매니아사는 지난 2002년 설립했다. 개인돈을 털어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올해는 연말까지 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12월 삼성그룹 홍보팀 워크숍에서 ‘미래를 준비한 개그맨’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준비하는 자만이 성공한다”며 “준비가 됐다고 생각되면 무섭게 실행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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