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심심해" 060 폰팅, 도청됐다

by 인선호 posted Apr 1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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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0일 “휴대전화에 060 음란 스팸 목소리와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하고, 주부·여대생 등 여성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남성 이용자들과 음란폰팅을 주선하는 방법으로 43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36개 폰팅업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060 전화 광고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수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옵트인(Opt-in)’ 제도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이후 경찰의 첫 수사 결과이다.

◆주부·여대생들을 유혹

경찰은 “전국에 3000여개의 불법 폰팅업체가 활동 중이고, 한 업체당 최대 200명의 여성 아르바이트생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중엔 주부, 여대생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여성 한 명이 여러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전국에 최소 수만명의 여성이 음란전화의 ‘늪’에 빠져 있는 셈이다.

이들이 폰팅업체로부터 받는 수당은 통화시간당 8000~1만2000원. 여대생 박모(23)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화만 있으면 밤늦은 시간에 집에서도 일할 수 있어 폰팅을 시작했다. 하루 5시간씩 통화하면 한 달에 150만원 이상은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통화내용까지 녹음

경찰 조사 결과 엄모(40)씨 등 일부 업자들은 남성 이용자와 여성 아르바이트생들 간에 오간 통화내용을 녹음해 광고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엄씨 등은 통화내용을 도청하다 남녀 간에 음란한 대화가 시작되면 녹음했다. 다른 이용자들에게 녹음 내용을 들려주며 통화요금을 받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폰팅업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업자들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서 060 번호 대신 일반 휴대전화번호 등을 보내기도 했다. 또 060 회선 임대 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자 이름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계약 후 사업자 주소를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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