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MBA


logo

 
banner1
포토뉴스
연재/컬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시 동쪽,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셀렝고주(州) 암팡(Ampang)시영국계 국제학교 세이폴(Sayfol). 지난달 23일 오후 2시30분쯤,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오자

“지금 여기가 한국이 아닌가”란 착각이 일어났다. 짧은 셔츠와 반바지에 바퀴 달린 가방을 끌고나오는 학생 대부분이 한국 아이들이었기 때문. 초·중·고 과정이 있는 이 학교 학생 1100여명 중 250여명이 한국학생들이다. 아이들은 근처 암팡 애버뉴 일대 한인 타운에 있는 집으로 가서 간식 등을 챙겨 먹고 오후 4시쯤 보습학원으로 몰려간다. 이곳에는 작년 하반기쯤 대여섯개의 보습학원이 생겨났다. 국제학교 진도 따라잡기와 국어·수학 과외가 주과목이다. 프라임보습학원 이흥기(41)원장은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기러기 유학생들’"이라고 했다.

이 학교뿐만이 아니다. 쿠알라룸푸르 국제학교(ISKL)에는 500여명의 한국 유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등 가든 인터내셔널 스쿨(GIS), 몽끼아라 스쿨(MKIS) 등 3개 국제학교의 한국인 비율은 30%를 넘는다. 이곳을 포함해 현재 말레이시아의 한국인 유학생 수는 3000명이 넘고, 그중 절반 정도가 초등학생이고 나머지는 중고생이다.

말레이시아가 새로운 조기 유학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캐나다 등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거리가 가까워 가족들이 자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짜리 딸과 함께 이곳에 체류 중인 이종연(가명·41)씨는 작년 8월 연구소 연구원인 남편을 두고 이곳으로 왔다. 이씨는 “서울에서 들어가는 사교육비의 3분의 2 정도면 학비와 생활비가 해결되고, 한국과 가까워(비행기로 6시간)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이씨는 방 세 개짜리 집에 월세 60만원에 세 들어 산다.

아이 학비는 한 달에 25만원 정도이고, 매주 2차례 영어과외비 월 6만원 등 과외비가 월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한 달 생활비와 학비는 180만~190만원선. 서울에 있는 남편으로부터 3개월에 400만원 송금받고, 기러기 유학생인 고1 여학생의 홈스테이비 70만원을 받아 생활비로 충당한다.

<img src="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504/200504070302_01.jpg"><br>▲ 말레이시아 셀렝고주 암팡의 한 학교 버스에서 내린 어린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가 집으로 데려가는 한국인 기러기 엄마들의 모습이 보인다.

말레이시아가 10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아 영어구사 수준이 동남아 국가에선 가장 높고 이슬람 문화권이어서 유흥문화가 억제돼 있어 아이들의 일탈 위험이 적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영국계 국제학교 세이폴의 경우, 집중영어교육 클래스(ISE)의 90% 이상이 한국학생들이다.

말레이시아 한인학교 교장 출신인 김세수 대산유학원 원장은 “중학교 1~2학년 이전에 올 경우, 실패할 확률은 10% 미만”이라고 했다. 말레이시아 대학들이 미국·호주 등의 명문대학들과 공동학위제도(일명 트위닝 프로그램)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매력이다. 공부를 마친 아이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가 상급학교로 진학한다. 작년에 미국 아이비 리그로 진학한 쿠알라룸푸르 국제학교 졸업생 4명 중 2명이 한국학생으로 예일대와 하버드대에 입학했다.

공기업 부장인 남편을 두고 작년 11월 초등학교 4학년과 3학년인 두 아들을 데리고 이곳에 와 있는 김해영(가명·47)씨는 “거리가 가까워 좋은 점도 있다”며 “설과 추석 등 명절에 남편이 두 번 다녀갔다”고 했다. 일부 기러기 엄마들이 골프나 도박 등에 빠져 일탈하는 경우가 없진 않지만 전반적으론 건실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유학생 급증과 함께 ‘한인 타운’도 커지고 있다. 암팡 애버뉴 일대 반경 3㎞ 이내에는 한국 간판을 단 식당만 20개가 넘고 방앗간·한국 반찬가게·식료품점·교회(11개)가 계속 들어서고 있다. 노래방도 8개나 되고 한국인 강사가 운영하는 골프연습장만 4개가 생겼다.

이처럼 한국 유학생이 급증하자 가든 인터내셔널 스쿨, 쿠알라룸푸르 국제학교, 몽끼아라 스쿨 등 3개 학교는 올해부터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부모의 말레이시아내 직장 근무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door.jpg
?

  1. No Image

    "우는 아이 안달랜다" 부인 때려 숨지게 한 30대 구속

    경북 구미경찰서는 19일 부부 싸움 끝에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이모씨(33)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18일 오후 9시40분쯤 구미...
    Views880
    Read More
  2. ‘달콤한 인생’ 한국영화 최초 칸 공식부문 진출

    한국 최초의 느와르 액션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영화 ‘달콤한 인생’이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제58회 칸영화제 공식 섹션(Official Selection) 중 비경쟁(Out of compe...
    Views641
    Read More
  3. 악성프로그램 스파이웨어 대량유포 사범 10여명 적발

    "''윈도우 업데이트''를 설치하시겠습니까?” 컴퓨터를 사용하던 중 화면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고 대학생 이모(23)씨가 무심코 ‘예(yes)’를 클릭하자 음란물 사진이 마구 떠...
    Views1045
    Read More
  4. No Image

    증권가 스타 애널리스트들 몸값 못했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 실적 전망 빗나가 영업이익 과대평가 일색..시장 주의필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포진한 ’억대 몸값’의 스타급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어닝시즌에서 대...
    Views574
    Read More
  5. "원장에 구타당한 멍투성이 아이" 네티즌 화났다

    친자매인 두 여자아이가 어린이집 원장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복부글래머’란 네티즌은 지난 11일 네이트닷컴 게시판에...
    Views631
    Read More
  6. 어선 1척 월북… 13일 동해서 경고 사격 받고도 넘어가

    한국군의 거듭된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남한 어선이 월북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오후 4시4분쯤 강원도 고성군 저진항 3~4㎞ 앞바다에서 속초항 소속 유자망 어선인 항...
    Views705
    Read More
  7. No Image

    교회털이 20대 미혼모, 훔친 옷 입다 덜미

    대낮에 상습적으로 교회를 돌며 금품을 털어 온 20대 미혼모가 훔친 옷을 입고 다니다 덜미를 잡혔다.전주 중부경찰서는 13일, 익산시 함라면 박모(28. 여)씨에 대해 상습 ...
    Views700
    Read More
  8. No Image

    “카시오 전자사전 불매”…네티즌들 격앙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 카시오사의 전자사전이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하며 ‘울릉도의 별칭’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네티즌 사이에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다. ...
    Views597
    Read More
  9. No Image

    "오빠 심심해" 060 폰팅, 도청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0일 “휴대전화에 060 음란 스팸 목소리와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하고, 주부·여대생 등 여성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남성 이용자들과...
    Views1063
    Read More
  10. "LG, LS, GS… 어휴~ 헷갈리네!"

    GS그룹이 3월 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구 LG타워)에서 새로운 CI와 경영이념 선포식을 갖고 출범했다. 이날 행사에는 허창수(許昌秀) GS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Views646
    Read More
  11. No Image

    반크 “애국 네티즌 뭉치자” 사이버 선전포고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응해 국내 ‘민간 외교관’들이 일제히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VANK)를 중심으로 각급 학교와 기업 등이 나서 일본을 ...
    Views468
    Read More
  12. 조기유학 신천지… 말레이시아로 날아간 ''기러기''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시 동쪽,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셀렝고주(州) 암팡(Ampang)시영국계 국제학교 세이폴(Sayfol). 지난달 23일 오후 2시30분쯤, 학생들이 ...
    Views90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42 343 344 345 346 347 348 349 350 351 ... 390 Next
/ 390
상호명 : 투데이닷컴(웹)/한인투데이(일간지) / 대표자 : 인선호 / E-Mail : hanintodaybr@gmail.com/webmaster@hanintoday.com.br
소재지 : R. Jose Paulino, 226번지 D동 401호 - 01120-000 - 봉헤찌로 - 상파울로 - 브라질 / 전화 : 55+(11)3331-3878/99721-7457
브라질투데이닷컴은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정식 등록사입니다. Copyright ⓒ 2003 - 2018 HANINTODA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