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아줌마'' 잃어버린 얼굴 되찾나

by 인선호 posted Apr 0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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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44)씨의 얼굴을 본 사람들은 잠시 화면 밖으로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일반인보다 서너배나 커져버린 얼굴, 볼은 불독처럼 늘어져 있었고, 흘러내린 살이 턱과 뒷 목에 닿아 여러번 겹쳤다. 사람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이런 증상은 바로 성형수술의 폐해였다. 예뻐지고 싶어 시작한 성형수술이 도를 넘어 중독에 이르렀고, 결국 그녀의 얼굴에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흔적만이 남게 됐다.

그런 ‘선풍기 아줌마’가 재활 성형 치료를 시작했다. ‘순간포착…’은 오는 7일 ‘잃어버린 얼굴-세번째 이야기’를 통해 지난 1월 두차례에 걸친 성형수술을 받아 양쪽 볼과 턱 밑, 뒷목 부분의 이물질을 제거한 한씨의 근황을 방송한다. 한씨는 지난 11월 이후 꾸준히 성형중독에 대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 이제 잃어버린 얼굴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한씨의 모습이 다시 시청자들에게 소개된다.

젊은 시절 아름다운 외모로 가수가 꿈이었던 한씨는 20대 초반부터 밤무대 가수로 활동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예뻐져야한다는 욕망에 평소에 불만이었던 사각턱을 교정하기 위해 불법으로 얼굴에 실리콘을 주입하게 됐다.

이후 한씨의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더욱 커져 얼굴에 칼을 대는 횟수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정신분열증까지 얻게 됐다. 그는 ‘넣어라’라는 환청이 들릴 때마다 자신이 직접 콩기름, 파라핀 등을 얼굴에 집어넣기까지 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월40만원의 생활비에 의존해 서울 강북구에서 혼자 살고 있던 한씨는 취재진의 도움으로 지난 11월 방송이 나가기 전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한씨는 2001년에도 복원수술을 받았지만, 다시 스스로 얼굴에 손을 대는 바람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얼짱’이 되기 위해 ‘미용성형’이 판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린 한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인터넷 다시보기 유료 서비스에 매일 수만명이 몰렸고,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선풍기 아줌마’는 최고 인기 검색어가 됐다. 그에 대한 성금도 모아졌다. SBSi는 방송이 나간 한달 뒤 2000만원의 성금을 한씨에게 전달했다.

작년 12월말 SBS는 두 번째로 한씨의 근황을 소개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지 이제 2개월째에 접어든 한씨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하룻밤의 외박을 나가게 된 것. 오랜만에 가족과 친구를 만나 기뻐하는 한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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