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하늘에서 ‘한국인의 미소’를 전해요”

by 운영자 posted Jan 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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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 직장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중동 항공사에 취업하려는 한국 여성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아랍에미리트항공 한국 승무원 모집 경쟁률이 200대 1을 기록했을 정도.

2001년 아랍에미리트항공에 취직해 최근 일등급 승무원으로 승진한 배정미(28)씨는 아랍항공사에 진출한 한국 승무원 ‘1세대’에 속한다.

“승무원이 오랜 꿈이었어요. 독립해서 살고 싶은 마음에 외국 항공사를 알아보던 중 아랍에미리트항공이 적격이다 싶어 지원했는데 운 좋게 합격했죠. 단계가 상당히 까다로웠어요. 모두 6차에 걸쳐 시험을 봤습니다. 1, 2, 3차를 시험은 한국 대행사에서 보고 4, 5, 6차를 본사에 가서 면접을 봤어요. 합격 하고 나서도 5주간 교육을 받고 실습비행을 마쳐야 정식 승무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해외항공사다 보니 영어가 굉장히 중요했다. 토익 점수도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3차에 걸친 서바이벌 면접을 통해 영어 실력이 부족한 사람은 바로 떨어뜨렸다. 배 씨는 “최종 면접에는 면접관 2명이 수험생 한명을 놓고 40분 이상 면접을 했다”며 “합격 후에도 언어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같이 들어온 동기 중에도 언어 때문에 적응을 못해 짐 싼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사이 아랍항공사의 한국인 승무원이 많이 늘었다. 한국인 승무원을 상당히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한국인 승무원들은 책임감 있고 친절하며 활발해 승무원으로서 자질을 잘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아랍에미리트항공도 올해 한국인 채용을 대폭 늘렸다.

아랍권에서 일하다 보니 문화차이로 인해 황당한 경험도 많았다.

“이란 승무원과 있었던 일이예요. 칭찬의 뜻으로 엄지를 치켜세워 격려했는데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란에서는 엄지를 드는 것이 가운데손가락을 들어서 하는 욕과 같은 뜻인 것을 알고 민망했죠. 또 한 번은 날고 있는 비행기 화장실 안에서 회교도들이 목욕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회교도들은 성지순례 전에 항상 몸을 깨끗이 하는 관례가 있어서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임금 수준을 물어보자 배 씨는 “비밀이라 말하기 힘들지만 국내 항공사에 비해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배 씨는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기회가 더 많다”며 “취업이 힘들다고 좌절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다 보면 기회는 꼭 오게 되어 있다”고 청년실업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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