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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투쟁운동 차익환·김장룡씨 증언
"코에 물붓고 몽둥이 세례"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의 부친 신상묵(辛相默)씨가 일제강점기 일본군 헌병으로 복무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 붙잡혀 신씨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18일자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1944년 4월 경남 진해의 일본군 제51해군 항공창에서 태업 등 항일활동을 벌이다 체포됐던 차익환(車益煥·79·경기 고양시)씨는 17일 “1944년 7월 진해 헌병대에서 시게미쓰 구니오라는 이름의 한국인 헌병대 군조(軍曹)로부터 취조를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차씨와 같은 곳에서 군속으로 일했던 김장룡(金章龍·78·부산 순천의원 원장)씨도 이날 “차씨와 함께 만세운동을 벌인 혐의로 체포돼 진해 헌병대에서 시게미쓰 구니오라는 대구사범 출신 한국인 헌병에게서 조사를 받으며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제강점기 호적자료에 따르면 신상묵씨는 ‘시게미쓰 구니오(重光國雄)’로 창씨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다음은 동아일보에 보도된 차익환·김장룡 인터뷰 전문




▲차익환씨

“저를 취조한 것은 잘생기고 다부진 자세의 일본군 헌병 시게미쓰 구니오(重光國雄)였습니다. 그는 저를 취조하면서 거꾸로 매달아 코에 물을 부었으며 각목으로 마구 때렸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 헌병대에 붙잡혀 고문을 당했다는 차익환씨. 그는 17일 “시게미쓰라는 이름을 평생 기억하며 꼭 찾아내 ‘내게 한 짓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고 싶었는데 신동아 보도를 보고 시게미쓰가 신기남 의장의 부친 신상묵씨라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씨는 1944년 4월 경남 진해에 있던 일본 해군 군용기 수리 제조공장인 해군 제51항공창에 취업했다. 한국인 근로자들의 태업을 유도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활동을 벌이며 건국동맹에 보고하던 그는 7월 일본 헌병대에 체포됐다.

그는 “당시 다른 한국인 헌병대원 한 명과 함께 취조와 고문을 한 시게미쓰는 오장의 윗계급인 군조였고, 명찰을 달고 있었으며 55일 동안 매일 고문을 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시게미쓰가 대구사범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은 진해형무소에서 동료 수감자에게서 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모진 고문의 후유증으로 지금도 왼쪽 다리가 불편하다는 차씨는 “시게미쓰는 고문을 하면서도 은근한 회유를 시도했고, 있지도 않은 조직도를 내밀며 사실대로 시인하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결국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2년6월을 선고받았던 차씨는 “본적지에 수형사실만 남아 있을 뿐 추가적인 입증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내가 항일운동을 하다가 일본 헌병 시게미쓰에게 고문당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 실세와 관련된 일이니 참으라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인생에서 항일운동을 인정받고 시게미쓰의 만행을 명확히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장룡씨

“배후를 밝히라고 집요하게 추궁했지. ‘배후가 없다’고 하니까 혹독한 고문을 했어.”

부산 부산진구 범천2동에서 35년째 순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장룡씨는 17일 “당시 취조를 담당한 일본 헌병 군조 시게미쓰가 한 달 넘게 조사하면서 우물에 거꾸로 매달고, 목도로 두들겨 패고, 옷을 벗긴 채 뾰족한 돌밭에 하루 종일 꿇어앉아 있게 했다”고 증언했다. 한마디로 동물 취급을 받았다는 것.

1943년 부산제2공립상업학교(현 부산상고)를 졸업한 김 원장은 해군 제51항공창에 취직했다.

이곳에서 입창 동기인 차익환씨가 독립만세운동을 위한 조직을 만들자고 제의해 안동현씨(사망)와 함께 비밀결사대를 조직했다. 이들은 하숙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한국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조직 활동을 했다.

그러다 일본 헌병대원이 항공창에 들이닥쳐 차씨 등과 함께 체포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항공창에 위장취업한 후 비밀결사대에 가입한 일본 헌병 오장인 이희정(李熙晶)이라는 조선인이 밀고했던 것.

김씨는 “당시 조사관 시게미쓰가 ‘나는 한국인이다. 대구사범학교를 나왔다’고 해 한국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이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따지니까 ‘나는 너희들과 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생각한다’고 말하더라”고 회고했다.

같은 해 12월 군법회의에 차씨와 함께 회부된 김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김천형무소에서 복역하다 광복과 동시에 출소했다.

김씨의 본적인 울산 북구청에서 발행한 그의 신원조회서에는 군법회의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기록돼 있다. 김씨는 이를 근거로 2002년 5월 정부에 독립유공자로 신청을 했지만 군법회의 판결문 등 관련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지정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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