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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에 허덕이는 서글픈 존재
장남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6월 초에 출간된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윤영무 지음·명진출판 펴냄)가 두 달 만에 10만 부를 넘기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넓게 보아 이 책은 지난해 출간된 <남자의 탄생>(전인권 지음)의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1970년대에 <별들의 고향>(최인호 지음) 같은 호스티스 소설이 대중문학의 출현을 알린 이래 여성학은 언제나 출판의 주요 테마로 떠올랐지만 남성학은 사각지대나 다름없었다. <아버지>(김정현 지음·문이당 펴냄) 같은 소설에서 가정과 사회와 직장에서 버림받는, 동정받아야 할 인간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정작 남자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찾아보려는 시도는 없었다. 그래서 <남자의 탄생>은 ‘남자가 직접 쓴 최초의 보고서’로까지 불리기도 했다.

이 책에서 남자는 ‘권위주의’와 ‘자기애’(나르시시즘)라는 동굴에 갇혀 주위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는 실패한 인생으로 분석된다. 출간되자마자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 책은 주로 20~30대 여성들에게 읽히며 1만4000부 판매에 그쳤다.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는 “타인을 향한 배려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장남정신이 나라마저 살릴 수 있다고 남자의 자존심을 한껏 추켜세운다.

장남은 원래 한배에서 나온 다른 새끼와 달리 몸짓이 가장 보잘것 없다 해서 ‘무녀리’로 불리기도 했다. 물려줄 것이 있을 때 장남은 힘이 있지만 물려줄 것이 없을 때는 책무만 넘치고 권리란 없다.

그래서 ‘없는’ 장남은 서글픈 존재다. 지은이의 인생도 그렇다. 게일 허시는 <남자의 인생지도>(황금가지 펴냄)에서 “남자도 폐경기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동안 남자는 신음소리를 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남자가 약한 것을 자인하고 나선 것은 커다란 변화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대단한 인기를 얻는 것도 남자도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장남의 인간선언으로 읽힌다. 그러나 장남정신을 우리 사회를 추동하는 힘으로까지 띄우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 우리나라 고대 건국신화에서도 나라를 세운 인물 중에서 명실상부한 장자는 없다. 또 박정희, 전두환, 노무현 대통령은 모두 차남이다. 중국의 무협소설에서도 주인공들은 대부분 차남이다. 기득권을 가진 장남보다 가진 것 없는 차남의 개척정신이 뛰어난 업적을 세운 경우도 많다. 따라서 차남의 개척정신이 벤처정신에는 더 가깝다. 장자상속의 시스템이 강화된 것은 임진왜란 이후다. 외적과 기나긴 7년 전쟁을 치르고 나서야 충효 같은 봉건적 윤리로 무너지는 지도력을 강화하려 했던 것이다.

때마침 서자가 새 나라를 세운다는 허균의 <홍길동전>이 출현했다. 이 ‘필화’사건은 내재적 억압구조를 확립하는 계기만 마련해준 꼴이 되었다. 이후 조선시대에 남자소설은 실종되다시피 했다.

책임의식이 강하고 안정·질서·조화를 추구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를 즐기는 ‘와인세대’(45~64살)를 중심으로 장남정신에 많은 눈물을 흘릴 만큼 우리가 각박해진 것은 분명하다. 남자의 솔직한 고백을 용인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굶주림’을 해결해주는 ‘장남’의 출현이 아니라 참다운 인간정신과 개척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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