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부자 다 죽이고 싶었다

by 인선호 posted Jul 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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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과 부녀자,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을 다 죽이고 싶었다.”

‘잔혹의 극치였던 서울판 살인의 추억’이 재현돼 온 국민을 경악에 빠뜨렸다.

한 달에 두 번꼴로 서울에서 잇달아 발생한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사건의 용인자 유영철씨(34)는 노인 살해사건 4건 외에 추가로 11차례 이상 살인을 자행,부유층 노인과 출장마사지 여성 등 최소한 19명을 살해해 국내 역대 연쇄살인사건 중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희대의 살인마’로 기록되게 됐다.

특히 이번 범행은 동기가 종래 살인사건처럼 금품을 노리거나 개인적 원한 등이 아니라 여성 혹은 부유층에 대한 증오심이었고 이로 인해 생면부지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됐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즉 사회전체가 살인행각의 대상이 된 셈이다.

유씨는 또 살해시 잔혹성과 대범함을 보이기까지 했다. 유씨는 사전에 범행지역을 답사하거나 수사기관의 DNA 감식을 피해 범행 현장에 일절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피해자를 성폭행하지 않았고 범행 중 ‘실수로’ 피를 흘린 혜화동 범행 현장에는 불을 질러 방화로 위장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또 신분증을 위조해 경찰관 행세를 했고 성관계를 가진 출장마사지 여성들은 일일이 지문을 도려내거나 시신을 잘게 토막낸 것으로 드러나 경찰마저 혀를 내두르게 했다.

유영철은 경찰조사에서 “불우한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유가 부자들 때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여성에 대한 막연한 혐오감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

시민 함시원씨(35)는 “영화 ‘양들의 침묵’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다”며 “이제 무서워서 밤길을 걷거나 쇼핑도 맘 놓고 다니지 못할 것 같다”며 소름끼쳐 했다.


■ 사건일지

▲ 2003년 9월24일=강남 신사동에서 숙대 명예교수인 이모씨(73)와 부인 이모씨(68)가 둔기에 머리를 3∼4군데 맞고 사망.

▲ 2003년 10월9일=종로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씨(61)의 2층 단독주택에서 고씨 어머니 강모씨(85)와 부인 이모씨(60)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이 둔기로 추정되는 도구에 안면부 등을 맞고 사망.

▲ 2003년 10월16일=강남구 삼성동 최모씨(71)의 2층 단독주택에서 최씨의 부인 유모씨(69)가 안방에 딸린 목욕탕에서 머리를 둔기에 맞고 사망.

▲ 2003년 11월18일=종로구 혜화동 2층 김모씨(87) 단독주택에서 화재 발생. 화재진화 후 안방에서 머리에 둔기로 맞은 흔적이 있는 김씨와 파출부 배모씨(57)가 숨진 채 발견.

▲ 2003년 11월 하순=경찰,삼성동·혜화동 노인 살인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 채취해 감식한 결과 신발종류와 크기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사건을 동일범 소행으로 추정.

▲ 2003년 12월 초순=경찰,종로구 혜화동 노인 살인사건 용의자의 CCTV 화면을 확보. 현상금 5,000만원을 내걸고 전단지 1만여장 제작해 배포.

▲ 2004년 3월=신촌 소재 전화방 여성 살인사건 발생.

▲ 20004년 4∼7월=서울지역 보도방 여성 연쇄살인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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