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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꽃 향기와 사랑의 향기가

흘러나오는 듯하다.

잔털이 보송보송한 할미꽃,

함초롬히 이슬을 머금은 솔나리,

도라지, 붓꽃, 창포, 수선화 등

생생한 야생화와 곱게 물든 단풍잎들이

70여점의 사진 속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오는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02-733-4448)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들 사진은 경기도 화성 남양성모성지의

이상각 주임신부가 촬영한 것.
  
이 신부는 지난 10년간 성지에 피어있는 꽃과 나무, 신자들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 전시를 열고 있다.

“남양성모성지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성모 마리아께 기도 드리는 곳입니다. 또한 어느 식물원 못지않게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우거져 저절로 마음의 평화를 얻고 돌아가게 됩니다. 그 아름다움과 평화를 널리 전하고 싶어 부족한 실력이지만 전시까지 열게 됐습니다.”

남양성모성지는 병인(1866년)박해 때 순교한 이름 없는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성지로 전체 8만여평의 열린 공간에 갖가지 야생화와 나무가 우거지고 그 사이로 각각 1㎞에 이르는 ‘묵주기도 길’ ‘십자가의 길’이 펼쳐지는 곳으로 지난 91년 성모 마리아께 봉헌됐다.

이 신부가 카메라를 잡은 것은 지난 95년 남양성모성지로 부임하면서부터. 정식으로 사진수업을 받은 적은 없지만 이른 새벽 꽃망울을 터뜨린 성지를 거닐면서, 기도하는 신자들을 보면서 저절로 카메라로 손이 갔다는 것.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은 테크닉보다는 사랑이 강하게 느껴진다. 사진으로 전하는 복음인 셈이다.

“똑같은 대상도 조금만 각도를 달리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이고,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늘 하느님의 시선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간들은 서로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싸우고 있지만 하느님은 저마다 가진 아름다움을 보시고 사랑해 주시는 것이죠.”

이 신부는 또 “고해성사 때도 신자들은 욕한 것, 거짓말한 것 등을 고백하고 반성한다”면서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이 남을 칭찬하고 좋은 말을 해주지 않은 것, 즉 ‘놓쳐버린 선(善)’에 대해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꽃과 나무를 직접 심고 가꾸고 있는 이 신부는 “식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어떤 훌륭한 조각이나 건축물도 나무나 꽃보다는 못하다”고 했다. 식물은 조건이 맞아야 자라고, 가꾸는 사람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정성을 기울이는 만큼 아름답게 자란다는 것. 이 신부는 “특히 가톨릭 신자가 아닌 분들이 꽃과 나무 사이 길을 걸으면서 여유를 얻는 모습을 보는 것이 보람”이라며 “앞으로는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오늘(10일)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직접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해 주는 시간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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