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시어머니에 肝 절반이상 이식

by Khadija posted Mar 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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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라뇨. 친딸보다 더 귀한 딸이예요" 간경화 말기로 투병 중인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절반도 더 떼 이식수술을 한 며느리가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2년 전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해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서 시부모를 모 시고 살고 있는 이효진(29)씨.

효진씨의 시어머니 이성숙(52)씨가 간경화 증세를 보였던 때는 지난해 10월께.

병원으로부터 `간 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다''는 판정을 받은 뒤 가족들은 모두 조직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 간염보균자였던 시어머니 때문에 효진씨의 남편 삼형제는 모두 간 이 식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시아버지 역시 혈액형이 달라 간이식을 할 수 없었다.

시어머니와 혈액형이 같았던 효진씨는 `혹시나...''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조직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이식가능''.

그러나 가족들, 특히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시어머니의 반대가 완강했다.

"앞으로 아이도 낳아야 하고 직장도 다녀야하는데 나 때문에 화를 입을까봐 절 대로 둘째 며느리(효진씨)만은 이식수술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렸죠" 하지만 효진씨의 결심은 확고했다.

"겁도 났지만 친어머니 같은 시어머니께서 편찮으신 모습을 보고 당연한 도리라 고 생각했어요" 효진씨는 1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10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회복실에서 퇴원 을 기다리고 있다. `효''(孝)라는 글자가 들어 있는 자신의 이름값을 친부모도 아닌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시어머니에게 톡톡히 한 셈이다.

효진씨와 시어머니 이성숙씨에게 `고부갈등''이라는 말은 남의 이야기였다.

효진씨는 결혼할 때부터 먼저 남편에게 시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살자고 설득했 고 시어머니와 단둘이 영화도 보러 다닐 정도였다는 것.

수술을 마친 이성숙씨는 "그저 며늘아기가 예쁜 마음이 있다는 게 고마울 뿐"이 라며 "빨리 나아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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