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얼짱'' 자수하세요…새삶 권유 잇따라

by 인선호 posted Jan 2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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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얼짱을 자수시키자.''네티즌은 얼굴이 예뻐 ''강도 얼짱''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특수강도 수배자 이모씨(22·여·사진)를 자수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자수를 권하거나 제보를 받고 있는데, 하루빨리 죄값을 치르게 해 새 삶을 살게 하자는 것이다.

강도 얼짱은 한 네티즌이 경찰이 유포한 공개 수배전단에 실린 이씨를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상에 올리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해 1월 초 경북 포항시의 한 카풀 승강장에서 피해자를 차에 태워주는 것처럼 속인 뒤 칼로 위협, 금품과 카드를 빼앗은 특수강도 혐의로 공개 수배됐다.

''강도얼짱 이○○'' 카페는 이씨의 검거와 자수를 위해 지난 21일 개설됐는데 문을 연 지 5일 만에 1만여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카페 운영자 ''푸른마음(ID)''은 "이씨가 하루빨리 검거돼 죄를 씻고 새 삶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설했다"고 밝히고, "팬카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카페의 ''편지쓰기'' 게시판에는 이씨에게 자수를 권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 한번 하는 법입니다" "꽃다운 나이, 한참 가꿀 나이에 수배자라니,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면 자수하세요"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새 삶을 찾아요" 등이다. 한 네티즌은 "얼굴 예쁜 죄로 지명수배 제대로 당했다"며 "우리나라 국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으니 자수해 광명찾고 나중에 연예인 한번 도전해 보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네티즌은 이씨가 도피행각을 계속할 것에 대비해 여러 모습의 몽타주를 제작하기도 했다. 안경을 끼거나 모자를 쓴 모습이나 수배전단의 긴 생머리를 짧게 자른 단발머리를 하고 있는 모습 등 여러 버전으로 만들었다. 또 수배전단의 사진을 더 확대하거나 선명하게 해 쉽게 알아보도록 했다.

한편 사이버 세상에서는 ''강도 얼짱''에 대한 ''이상 신드롬''이 일고 있다. ''강도 얼짱''이라는 단어가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에 진입하고, 심지어 팬카페까지 생겨났다. 이에 대해 네티즌의 얼짱 문화가 범죄자까지 스타로 만들거나 미화하는 등 심하게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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