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딸녀 플래시몹…2003년 인터넷 유행어

by 인선호 posted Dec 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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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월드컵과 촛불시위, 대통령선거에서 ''네티즌의 힘''이 발휘됐다면 올해는 특히 문화분야에서 그 힘이 나타났다. 2003년 각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선정한 화제의 검색어에는 네티즌들이 만들어낸 유행어와 신조어가 많이 눈에 띈다.

올해 인터넷이 만든 최대 유행어는 ''얼짱''(얼굴짱)이다. 얼짱은 네이버가 선정한 ''2003년 인터넷 유행어'' 1위에 뽑혔으며 다음에는 ''올해의 화제 검색어'' 3위를 차지했다.

네티즌들이 ''얼짱''으로 인정한 박한별, 임수정, 박솔미 등은 영화와 드라마 CF에 데뷔하면서 인터넷이 스타등용문 구실을 하기도 했다.

얼짱 열풍의 진원지였던 다음의 5대 얼짱 카페는 개설 1년 5개월만에 20만명의 회원이 가입했을 정도며 각종 인터넷사이트는 ''얼짱콘테스트'' 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한별, 주인호 같은 얼짱은 다음 인물 검색어 순위에서도 인기 연예인들을 제치고 톱10에 들 정도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다.

네티즌들이 올해 만들어낸 신조어 중에는 ''딸녀''도 있다.

국적불명의 이 말은 딸기를 양손에 들고 야릇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미모의 여자 사진을 일컫는 말이다. 이 사진은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에서 합성사진 소재로 사용하면서 순식간에 네티즌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딸녀''의 정체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 열띤 논쟁이 벌어졌으나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은 ''플래시몹''이라는 이상한 문화도 만들어냈다. 플래시몹(flashmob)은 플래시크라우드(flashcrowd:사용자가 갑자기 증가하는 현상)와 스마트몹(smart mob:뜻을 같이하는 군중)의 합성어.

얼굴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과 e메일을 통해 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일시에 모여 똑같은 행동을 하고 사라져버리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지난 8월 31일 강남역에서 ''행인들에게 인사하기'', 9월 20일 명동에서 ''외계인놀이'', 10월 18일 서울 코엑스의 ''붉은악마 응원'' 등은 행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며 화제가 됐다.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 시작한 이 놀이는 다음카페에 20여개의 지역별 동호회가 생기면서 순식간에 네티즌들을 사로잡았다.

당근송 우유송 밥풀송 숫자송 감기송 등 각종 ''엽기송''도 올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엽기송은 다음이 선정한 올해의 화제 검색어 7위를 차지했다. 귀엽고 깜찍한 가사와 단순한 멜로디의 엽기송은 휴대폰 벨소리나 통화연결음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의 작가 귀여니(본명 이윤세)도 이슈메이커였다. 다음은 화제 검색어 5위로 ''인터넷소설''을, 화제의 인물 3위로 귀여니를 꼽았다. 야후코리아도 2003년 사이버부문 이슈에 귀여니를 선정했다. 최근에는 귀여니의 성균관대 특례입학을 놓고 성대생과 네티즌들 사이에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밖에 인기TV드라마 ''다모''에 열광한 사람들을 말하는 ''다모폐인'', 머리가 텅빈 특정 연예인을 빗댄 ''무뇌충''도 인터넷이 낳은 올해의 유행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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