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국악에 맞춰 삼바춤을

by 인선호 posted Nov 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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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대연습실. 대금·거문고·25현가야금·장구·좌고·징·클라리넷 연주단이 원영석 지휘로 풀어내는 연주가 온통 흥겨운 삼바 리듬이다.

소프라노 박정희가 박금규의 시조창 ‘그리움으로 부르는 노래’ 한자락을 얹는가 싶더니 어느새 젊은 남녀 무용수 넷이 요염한 삼바춤을 추며 등장한다. 여성 무용수 한사람은 등을 훤히 드러낸 드레스 차림.

이날 연습곡은 중진 작곡가 이해식의 창작곡 ‘국악원 삼바-그리움으로 부르는 노래’. 오는 12~15일 사흘간 ‘새 가락 삼일야(三日夜)’라는 제목으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한국음악 창작발표회서 13일 발표할 작품이다.

국립국악원의 ‘새 가락 삼일야’는 작곡가들의 독주·실내악·관현악 창작곡을 선보이는 기획무대. 올해는 임진옥 김광복 이찬해 황의종 이세환 손범주(12일) 황성호 김요섭 신동일 유은선 이해식(13일) 이상규 서경선 정부기 백성기 원일(14일)을 초청한다.

“전통과 현대, 어제와 오늘의 어울림을 새로운 형식으로 시도해본 음악입니다. 삼바춤은 브라질 삼바가 아니라 댄스 스포츠에서 추는 인터내셔널 삼바입니다. 신라 때부터 전통음악을 보존해오는 국립국악원에서 삼바를 추는게 의외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조선궁중에서 중국 등지서 온 무용수가 춤을 춘다든가, 교류의 역사가 기록에 남아있어요.”

이해식은 “견강부회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 사물놀이나 농악을 빨리 연주하면 삼바 리듬과 닮은 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30여년간 우리 국악의 정서와 서양 춤을 접붙인 창작곡을 발표해왔다. 80년대에는 굿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들굿’ ‘산굿’ ‘어방굿’ ‘대굿’ ‘종굿’ 등 굿음악을 선보였다. 하지만 음악에 실제로 춤사위를 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악창작은 어디까지 확장 가능할까. 이해식은 “이번 삼바 창작곡도 깔고 있는 정서는 국악적이며, 예전에도 탱고음악을 다수 발표했다”는 말로 국악창작의 다양한 지평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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