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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낮 12시쯤 인천국제공항. 프랑크푸르트발 루프트한자 LH712편을 타고 입국한 380여명 승객들이 보세구역(CIQ)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승객 1명이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은 1~2분. 이후 짐을 찾은 뒤 세관구역을 지나 입국장으로 나오는 데 소요된 시간은 평균 10~20분. 이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제지를 받은 외국인은 거의 없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심사대 역시 수월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중국 단둥(丹東)에서 단동해운 여객선을 타고 입국한 160여명 탑승객은 입국과정에서 면세 규정을 어기는 불법 반입품이 있는지 여부만 조사를 받았다. 오랫동안 입·출국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던 한국의 공항과 항만은 요즘 몰라보게 편리해졌다.

하지만 이젠 입·출국 절차의 빠르기에만 집착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지구촌이 온통 테러의 공포에 노출되면서 ‘보안’은 ‘편의’에 못지않은 중요한 개념이 됐다. 가령 이 시각 미국을 방문하면 우리와는 정반대의 풍경에 직면한다. 신발을 벗기는 것은 물론 가방을 이잡듯이 뒤지고, 금속탐지기 경보음이 울리면 재검색을 밥먹듯이 한다. 운이 나쁠 때는 검색에만 2시간 가까이 걸린다는 게 항공사 설명이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선진국들은 테러방지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2001년 10월 기존 테러법을 강화한 ‘애국자법(patriot act)’을 입법화했으며, 일본도 같은 해 11월 테러방지법을 만들었다. 독일·영국·프랑스·호주도 최근 2~3년간 비슷한 법을 제·개정하고,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는 어떤가. 지난달 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과 미동맹국에 대한 자살공격을 촉구한다’고 위협하자 우리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미국시설과 이라크전 당시 미국 편에 섰던 19개국 외교공관에 경비병력을 2000명에서 3500명으로 늘리고, 공항·항만에는 출입 외국인에 대한 보안검색 강화를 지시했다. 항공안전본부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안전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별로 바뀌지 않았다. 공항·항만에서는 “테러 위험이 가시화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방침을 바꾸기 힘들다”며 평상시 수준 보안검색을 유지했다. 경찰청이 인천공항경찰대에 순찰시간을 2배로 늘리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상부에서 별다른 지시가 없었다”고 엇박자를 냈다. 공항공사는 “직접 테러를 받은 미국과 한국 사정은 다르지 않으냐”며 “미국이나 영국·독일 등 선진국 공항처럼 보안검색을 하면 시민들의 반발만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국가기관의 보안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는 모든 차량이 정문을 통과할 때마다 헌병들이 탑승자들 출입증과 신원을 확인하도록 규정했지만 ‘예외’가 있다. 장성 마크가 붙은 차량은 절차 없이 무사통과다. 만약 테러범이 이들 차량을 탈취해 들어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테러담당 관계자는 “우리 정부 안에는 테러대응을 주도할 ‘컨트롤 타워(통제탑)’가 없다”며 “국정원과 경찰,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등으로 대(對)테러 기능이 나눠지면서 일관성과 순발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이정민 교수는 “우리는 ‘설마’ 하고 생각하지만 한국도 G7국가와 마찬가지로 테러에 노출된 국가”라며 “비상사태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테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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