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먹거리'' 불황은 없다

by 인선호 posted Nov 0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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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지(3kg)에 12만5000원인 고추장, 한 모(420g)에 2400원인 두부, 한 갑(6개 들이)에 2200원 하는 껌 등 여간해서 구입하기 힘든 고가 식품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팔릴까''하는 의문이 들지만 불황 속의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귀족 식품시장을 이끌고 있는 품목은 간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다. 대상은 올 들어 한 단지에 12만 5000원이나 하는 ''순창고추장 찹쌀발아현미''를 내놓았다. 찹쌀 현미를 원료로 전통 장 제조법으로 만들어 옛맛을 잘 재현한 제품.

이 제품은 경쟁사인 해찬들이 지난 2001년 홍삼을 첨가한 프리미엄 제품 ''정월청장''(900g, 4만원)을 출시, 쏠쏠한 재미를 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 대상 한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은 아니어서 매출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고급 소비자들 간에 입소문이 퍼지며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샘표 ''유기농 콩간장(1ℓ, 9000원)은 일반 간장보다 약 3배 비싸다. 또 풀무원 ''콩 두부''(420g)도 일반 두부보다 2배 이상 높은 값을 받고 있다. 풀무원 한 관계자는 "월 평균 매출액이 해마다 100% 이상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의 웰빙 열풍으로 매출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살찔 염려를 크게 감소시킨 프리미엄 식용유 ''로프리''와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효과를 내는 음료 ''펫다운'' 등 CJ가 최근 선보인 고가, 고기능성 제품들도 점차 판매량이 늘고 있다. 특히 펫다운은 고급 헬스클럽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웰빙 여성들의 인기음료로 자리잡았다. 한편 최근 출시된 해태제과 껌 신제품 ''제로트레스''는 최근의 먹거리 고급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6개 들이인 이 껌은 낱개당 가격이 366.6원으로 일반 껌 한 통(300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동안 가장 비쌌던 자일리톨 껌(500원)보다도 무려 4배나 비싸다.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성분인 SCP-20이 워낙 비싼데다 이를 껌에 첨가하는 공정이 까다로워 값이 비싸졌다는게 해태제과 측의 설명이다. 해태제과 소성수 홍보파트장은 "경기는 어렵지만 의식 선진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돼 먹고 사는 것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생활이 비교적 여유 있는 주부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간의 활발한 구전 마케팅에 힘입어 고급 식품시장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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