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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코오롱의 경기도 과천 본사 9층의 한 연구실. 이 회사 신사업개발실 안태환 박사팀은 새로운 비즈니스거리를 찾기 위해 국산 카메라폰 부품을 샅샅이 분해한 뒤 깜짝 놀랐다. 200여 가지에 이르는 휴대전화기 부품 중 고가(高價)부품은 몽땅 외국산이었기 때문이다.

CDMA 통신칩은 미국 퀄컴 제품이고, 카메라 이미지센서는 미국 옴니비전에서 만들었다. 벨소리는 일제 야마하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안태환 박사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한국 휴대전화 산업의 현주소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온통 외제”라고 말했다.

국내 간판 수출상품인 휴대전화 부품 중 절반은 외국산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카메라폰 같은 최신 제품은 수입 부품 비중이 70%를 웃돈다. 예를 들어 ‘64화음’과 같이 벨소리를 입체음으로 구현하는 휴대전화 속에는 100% 일본 야마하사 제품이 들어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은 외국에서 핵심 IT 부품을 사는 데만 227억달러(약 27조2400억원)나 지출했다. 이는 휴대전화 수출액(93억2000만달러)의 2.4배, IT 전체 수출액(464억달러)의 48.9%에 해당된다. 핵심 부품의 높은 해외 의존 비율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상품의 최대 위협 요소로 꼽힌다. 한마디로 힘들게 수출해도 남는 게 없는 셈이다.

◆ 부품·소재·장비 해외 의존도 심화=미국 베스트바이에서 팔리는 삼성전자의 DLP프로젝션형 TV는 일본 소니제품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더 잘 팔려나간다. 소니제품보다 두께가 ?고 선명도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션 TV를 분해해보면 핵심 부품은 미국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 제품이다. 또 미국 시장을 휩쓸고 있는 다수 국내의 디지털TV 제조업체들이 핵심 반도체는 미국의 테라로직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장비산업의 해외 의존도는 더욱 심각하다. 메모리 반도체를 예로 들어보자. 1개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투자비(1조5000억~2조원) 중 70% 이상이 일본산 장비를 사는 데 날아간다. 또 TFT-LCD(얇은 액정화면) 제조 장비도 수입품 비율이 70%를 넘었다.

이 때문에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과 웨이퍼업체인 신에쓰는 지난해 한국에서 약 6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전문가인 경희대 물리학과 장진(張震) 교수는 “핵심 기술 없는 겉껍데기 수출은 언젠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선택과 집중이 필요=부품·소재·장비의 해외 의존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휴대폰 제작업체인 팬택 이성규 사장은 “휴대전화 시장에서 핵심 부품은 퀄컴·인텔 등 2~3개 회사만 쥐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기업들의 경쟁조건은 동일하다. 따라서 제품을 빨리 개발하는 스피드와 집중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부품을 잘 조합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시장에 제때 출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 한국 내수시장의 규모가 워낙 작아 부품·소재에 집중 투자를 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소득 2만달러 시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품·소재·장비 분야는 반드시 넘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예를 들어 도요타자동차는 덴소라는 세계적인 부품전문회사가 함께 동반 성장하면서 세계 최강의 자동차 회사로 우뚝 섰다. 미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분야를 한국과 대만에 모두 넘겨줬지만, 비메모리와 통신분야 반도체시장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차세대 부품 및 소재 개발은 이제 초일류 기업들의 21세기 최대 화두다. 인텔·소니·듀폰·머크·HP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은 바이오칩·나노메모리·카메라모듈 등 차세대 핵심 부품 및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돈 되는’ 핵심 부품과 소재만 쥐고 있으면 초일류 지위를 계속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립대 반도체공학과 박경완 교수는 “지금 상태로 10년이 지나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우리 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며 “꼭 필요한 부품소재 기술을 집중 개발하는 새로운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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