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서 관광버스 추락 18명 사망

by 인선호 posted Oct 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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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마친 여성 산악회 회원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산길에서 20여m 아래 계곡으로 추락, 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21일 오후 3시27분쯤 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 매표소 부근 진입로에서 경북 75바 7451호 청솔관광 소속 버스가 편도 1차선의 S자형 급경사로를 내려오다 허공을 가로질러 20여m 아래 계곡으로 떨어졌다. 사고 지점은 관리사무소에서 300여m쯤 떨어진 지점이었다. 버스 안에는 운전기사 신모(49)씨를 포함, 서대구시장 여성산악회 ‘미봉산악회’ 소속 회원 등 31명이 타고 있었다.


◆ 사고 현장

고 버스는 도로변에 서있던 지름 20cm이상의 나무 수십 그루를 좌충우돌 들이받으며 허공을 날아 계곡 아래로 추락했다. 그 충격으로 계곡 아래 바위가 일부 박살이 나고 버스 우측 앞부분은 완전히 찌그러졌다.

승객들은 버스 앞쪽으로 쏠려 뒤엉긴 채 숨지거나 중태에 빠졌고 이중 20여명은 창 밖으로 튕겨나간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는 게 목격자의 증언이다. 부서진 차량 안에는 피투성이가 된 사상자들과 소지품, 유리창 조각들이 뒤엉켜 처참한 모습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영주소방서 관계자는 “버스는 우측면이 땅에 닿은 상태로 반쯤 뒤집혀 있었다”며 “팔과 다리가 잘린 승객들이 피를 흘리며 널브러져 있었고 신음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안동병원에서 치료 중인 중상자 이만선(53)씨는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심하게 덜컥거리며 브레이크가 안 잡히는 느낌이 들었는데 갑자기 마구 굴러갔다”며 “너무 놀라 손잡이를 꽉 붙들었는데 굴러 떨어지고 나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지점의 스키드마크(바퀴자국)를 확인한 결과 버스가 브레이크 파열이나 타이어 펑크 등에 의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 구조과정

사고 직후 경찰관·소방관·관리사무소 직원 등 90여명이 3시간에 걸친 구조작업에 들어갔다. 관리사무소 직원 정민호(32)씨는 “당시 ‘쾅’하는 소리를 듣고 현장에 달려가 보니 부서진 차량 안에 사상자들과 부서진 의자, 유리창 조각 등이 뒤엉켜 있었다”며 “안전벨트를 매고 있지 않아 승객들 20여명은 버스 유리창 밖으로 튕겨나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사상자들은 봉화 해성병원·안동 성소병원 등 인근 5개 병원에서 옮겨졌다. 중상자 가운데 위독한 상태인 사람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숨진 전번자(여)씨의 아들 정만수(42)씨는 “오늘 오랜만에 단풍놀이를 간다고 웃으며 좋아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대구시 달서구 두류1동 서대구 시장 50~60대 상인 및 주부 30여명으로 구성된 ‘미봉산악회’는 매달 한 차례 등산을 해왔으며, 이날도 당일 일정으로 오전 7시 대구를 출발, 오전 10시30분부터 등반을 시작해 정상까지 등반한 후 오후 3시15분쯤 하산했다.

봉화 관광버스 추락 사망자 명단

봉화 혜성병원-최경숙(여·나이 미상)

영주성누가의원-이종후(여·나이 미상) 외 신원 미상 2명

영남대병원-유영임(여·60·대구시 달서구 두류 2동)

영주기독병원-지병련(여·65·대구시 달서구 두류 1동), 전번자(여·나이 미상)

안동 성소병원-손상태(여·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성찬술(여·대구시 서구 비산동) 외 신원 미상 2명

안동병원-이정숙(여·57·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김호자(여·60·대구시 상인동) 오점득(여·64·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외 신원 미상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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