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실종 100여명…147만여가구 정전

by 인선호 posted Sep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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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강타…原電 5곳 중단·철도 일부구간 끊겨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4호 태풍 ‘매미’가 추석 연휴 남부지역을 강타하면서 사망·실종자가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큰 피해를 냈다.

특히 여름에 비가 잦았던 데다 수확기를 앞두고 태풍마저 덮치면서 올해 벼농사는 23년 만에 최악의 흉작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순간최대풍속 60m에 달하는 강풍이 불면서 147만여 가구에 정전사태가 빚어졌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3일 자정 현재 태풍 ‘매미’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62명, 실종 25명 등 모두 8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전이나 통신 두절 등으로 집계하지 못한 피해를 감안하면 사망·실종자는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일이 겹쳐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경남 마산에서는 역류한 바닷물이 해운동 ‘해운프라자’ 지하를 침수시키며 10~2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구조대원들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날 오후 9시5분쯤 남녀 사체 각 1구씩을 인양했다.

또 농림부 집계 결과 경남과 전남·북을 중심으로 농경지 1만6000㏊가 침수되고 벼 2만2000㏊가 쓰러졌으며, 낙과 피해도 7000㏊로 나타났다. 농림부 당국자는 “앞으로 비가 그치고 햇볕이 충분해도 벼 수확이 3300만섬을 밑돌고, 날씨가 계속 궂으면 지난 1980년(2465만섬) 이후 처음으로 3200만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강풍과 폭우로 경남 51만여 가구, 부산 33만여 가구, 대구 19만여 가구 등 147만4000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한국전력 등은 13일 침수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복구를 완료했으나, 송전철탑이 쓰러진 거제·마산·창원 등 경남 일부 지역은 연휴가 끝난 이후인 16일쯤에야 복구가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고리 1∼4호기와 월성 2호기 등 원자력발전소 5곳이 가동을 중지했다. 또 13일 철도 중앙선 단양~단성 사이에서 새마을호 열차 3량이 탈선해 승객 28명이 다쳤다.

영동선은 경북 봉화군 각금천교의 교각이 유실돼 임시 복구에만 한 달 가량 필요하고, 정선선 정선~나전 간은 20일쯤 복구될 전망이다. 또 낙동강 수위가 높아져 13일 낮 12시 진동, 낙동, 현풍, 구포, 삼랑진 등 5곳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오후 7시35분쯤에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앞 설하천과 천내천을 막고 있던 제방 40여m가 붕괴돼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다.

제14호 태풍 ‘매미’는 12일 오후 제주도 동쪽 해상을 통과해 오후 8시 경남 사천 부근 해안에 상륙했다. 이어 경남·경북 내륙을 통과해 13일 오전 2시30분 울진 근처 해상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이날 낮부터 전국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기상청은 14일부터 비가 그치고 전국이 구름 많은 날씨를 유지하겠으며, 19일까지 흐리고 구름 낀 하늘이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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