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양길승(梁吉承)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3일 자신의 거취문제에 관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근무하기 힘든 심경이지만 대통령이 사건 진상을 재조사한 후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정상 근무를 하면서 결정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 실장은 그러나 이에 앞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모두 내가 잘못해 생긴 일”이라며 “대통령께 더 이상 누를 끼쳐선 안된다는 생각뿐이며, 사표가 조속히 수리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일 ‘참여정부 2차 국정토론회’에서 양 실장의 사표수리 문제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해도 되는데 언론때문에, 후속기사가 두려워 아랫사람 목 자르고싶지는 않다”며 “절차를 밟는 것때문에 그 사람에게 더 큰 피해가 가는 가혹한 결과가 될지 몰라도 절차적으로 보호할 것은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다음은 양 실장과 문답 요지.
--현재 심경은.
▲(긴 한숨) 죽겠습니다. 죽겠습니다.
--‘몰카’ 제작이 철저한 기획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경황이 없다. 그런 것은 알고 싶지도 않다. 내가 다 잘못한 것이다.
--사표를 낼 때 대통령을 만났나.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 것 같은가.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을 통해 사표를 낸 뒤 대통령을 뵈었다. 지금 내가잘못했는데 대통령의 생각이 어떨지를 짐작하고 말고 할 상황이겠나. ‘조사해 보고.. .’라고 하셨다.
--조사해본 뒤 판단한다는 뜻이던가.
▲그렇다. 사표를 빨리 수리해 주셔야 하는데...못살겠습니다. 다시는 정치권에기웃거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조용히 살아야겠다. 정말 정치의 세계가 이런 것인 줄, 정말 미처 몰랐다.
--한나라당이 5억원 수수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부인했는데.
▲돈을 주겠다는 일 자체가 아예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