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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죽고 받은 보상금으로 분양신청을 한 건데…, 죽어서 남편 얼굴을 어떻게 봐요. 가게 하나 얻어 아이들 잘 키워보고 싶었어요. 집 담보로 받은 대출금까지 집어넣었어요. 이자가 너무 비싸서 감당하기 힘들어요. 이제 우리 가족 어떡해요. 나라에서 나서주세요.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주세요. 정말 도와주세요."



민주당 정대철 대표 등 거물정치인이 연루된, 이른바 ''굿모닝게이트''로 정치권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굿모닝시티측의 사기분양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우중에도 불구하고 도심 한가운데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갖고 수사당국의 엄정수사와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오후 3시 종묘공원에서 굿모닝시티 계약자협회 주최로 열린 `사기비리 상가분양 종식 범국민 규탄대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이날 행사를 통해 분양사기 척결신화를 만들자며 월드컵 신화를 상징하는 붉은티 차림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뽀빠이 이상룡씨와 개그맨 김형곤씨의 격려사를 시작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피해자 사례를 고발하기 위해 연단에 선 이영주씨는 억울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는 7년 전 경찰공무원이던 남편이 순직하면서 남긴 보상금과 남편의 동료들이 ''힘내라''고 모아준 성금을 계약금에 다 털어 넣었다가 이번 일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사기사건으로 그 돈을 다 날리게 돼 남편도, 남편의 동료들도, 두 아이의 얼굴도 볼 낯이 없게 됐다. 그래서 이씨는 남편이 다니던 경찰청으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너무 죄송하다…"고.




이씨와 같이 억울한 사연을 가진 계약자들은 한두 명이 아니었다.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씨가 총 3300명 계약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은 3500억원. 그 돈에는 이씨만큼이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돈들이 적지 않았다.



이 날 집회에 모인 2000명 가량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지하 2층, 지하 1층, 2층… 9층까지 각각 자기들이 분양받은 상가의 층별로 모여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피해자들 가운데 몇 사람을 만나 그 안타까운 사연을 들아봤다.



▲ [지하 2층-김은옥씨] 스키장갑을 만드는 공장에서 남편을 만난 김씨(46)씨는 남편과 함께 30년 동안 공장 일을 하며 번 돈 2억2000만원을 분양금에 몽땅 털어놓었다. 그 충격에 남편은 당뇨병이 심해져 몸져누웠고, 자신은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딸 은지씨는 계약자들의 채혈을 받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 채혈한 400명 가량의 계약자들의 피는 "사기비리 상가분양 종식" 혈서를 쓰는 데 쓰여진다.



▲[지하 1층-이모씨] 남편, 아들,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이모(51)씨. 8년 동안 베개, 방석 등 수예소품을 만드는 작은 공장을 운영해 납품해 왔다. 자신은 미싱을 돌리고, 남편은 재단일을 하고 아들은 영업을 뛰어 번 돈이다. 그렇게 가족이 벌어 모은 돈으로 자신이 만든 상품, 직접 팔아보고 싶었다는 이씨, 허탈하다고 말하는 어머니, 분노하는 아버지, 하지만 아들은 "공장 일을 다시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한다.



▲[2층-우제형씨] 우씨(55)는 처조카와 돈을 합쳐 1억2000만원짜리 상가를 분양받았다. 왼쪽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된 우씨는 30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벌어온 돈과 집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작은 액세서리 가게를 열고 싶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그 돈을 받았다고 하니 더 어처구니가 없다. 그 돈이 어떤 돈인가. 자기들에겐 ''껌값''일지 몰라도 우리에겐 전재산이다. 정부의 보상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남은 길이 더 뭐가 있나."



▲[4층-신연희씨] 신씨(53)는 동대문 밀리오레에서 피복장사를 하며 8년 동안 모은 돈으로 상가를 분양 받았다.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 30분까지 부부가 교대로 옷을 팔며 벌어온 돈이다. 임대료를 내지 않고 ''번듯한 내 가게 하나 갖는'' 걸 목표로 일해 왔다. 남편 최윤상(61)씨는 "매일 뉴스를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며 심경을 표현할 말을 찾지 못했다.



▲[6층-장흥규씨] 장씨(50)에게 2억원은 16년 동안 말라리아와 싸우면서 아프리카에서 무역 일을 하며 번 돈이었다. 작년에 귀국하자마자 그 돈을 모두 털어 분양금으로 썼다. 그런데 고국이 그에게 던진 첫인사가 사기였던 것이다. 장씨는 현재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굿모닝시티협회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피해자들 보단 정치권의 입장에서 이번 사기분양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어요. 일단 계약자들의 억울한 사정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만사 제쳐놓고 일단 여기 일에 전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굿모닝시티 계약자들은 채택한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굿모닝 시티와 윤창열을 비롯한 임직원의 불법적인 자금유용과 횡령, 정관계 인사들의 뇌물수수 등에서 비롯된 사기분양 비리사건"이라며 "정부는 사건에 대한 엄정수사와 피해자에 대한 보상 및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국정조사 또는 특별검사제를 통한 엄정한 수사와 피해자 보상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 구성 ▲윤창열 굿모닝시티 대표와 임직원들의 수사협조 및 사과 ▲정치권 등에 후원 또는 기부한 분양대금의 반환 등을 요구했다.


한편 개그맨 김형곤씨와 이상룡씨가 집회에 참석, 격려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굿모닝시티 계약자협회의 조양상 회장(한국소아암협회 사무국장이)과 함께 백혈병 어린이돕기 운동을 해온 김형곤씨는 "이 시간 병원을 방문해 백혈병 어린이를 도와야 할 조 사무국장이 이 일 때문에 백혈병 어린이들을 돌보지 못하고 있다"며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지난 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굿모닝시티 분양 축하쇼의 사회자를 맡은 이상룡씨는 당시 출연료로 받은 200만원을 반납한 이유를 밝히며 참석자들이 입고 나온 붉은 셔츠와 두건에 대해 "마치 여러분이 흘리는 피 같이 느껴진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집회 도중 폭우가 쏟아졌지만 참석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은채 우비차림으로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작년 월드컵의 열기처럼 다시 붉은 물결로 비리척결의 신화를 만들자"며 거듭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본행사가 끝난 뒤 종묘공원을 빠져나온 2천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5시경 1개 차로를 이용, 종로를 지나 굿모닝시티 건설현장이 있는 을지로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들과 경찰간에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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