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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과거 군부압제로부터 탄압받고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대미관(對美觀)에는 공통적인 것이 있었다. 미국 정부가 군부정치를 막지 않거나 후원해줬고 민주화 운동을 적극 응원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느 정치 지도자는 군부 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군의 존재가 군부독재의 연장을 뒷받침하고 선거부정을 묵인하기 때문에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광주사태가 미국의 방관 또는 옹호 아래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미국을 맹비난하는 사람도 많다.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할 때 내세운 대외적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의 발본색원이었고, 다른 하나는 후세인 폭압정치로부터 이라크 국민을 구원해낸다는 것이었다. 한국의 반미(反美) 세력 또는 반전(反戰) 세력은 미국의 세계경찰적 역할을 거부하며 이라크 주권과 내정에 간섭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세계의 이른바 리버럴 세력은 후세인의 공포정치 종식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그런 와중에서 미얀마의 군부세력이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이며 주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감금하자 미국의 리버럴 인사들은 입장이 난처해졌다. 리버럴 언론들은 미얀마 사태를 크게 보도하며 아세안 국가들, 또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얀마 정부가 탄압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외교적·국제적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차마 미국이 어떤 구체적 행동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는 데는 머뭇거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주필 프레드 하이야트는 『사담 후세인의 통치가 극악무도했다면 미얀마의 군부통치는 그 이상』이라며 유엔은 내년도 「평화유지군」 운용에 22억달러를 승인하면서 왜 「민주유지(democracy-keeping)」에는 한 푼도 안 쓰느냐고 묻고,「민주유지군」에 대해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역정을 낼 것이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적 합의(consensus)가 없어서 안 된다고 할 것이며, 부시 대통령은 그것을 정당화할 미국안보적 쟁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발뺌할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아마도 이것이 이 세계의 좌파 리버럴 또는 진보적 지식그룹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탄압의 대상일 때는 세계의 민주주의의 손길이 돼 재빨리 와주지 않느냐며 「제국주의」니 「국가이기주의」니 「패권세력의 한계」니 하며 공박하면서, 정작 그런 탄압이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고 관련국들이 개입할라치면 주권침해니 내정간섭이니 하면서 반대를 해왔다. 거기에는 선의(善意)가 아닌 경제적 이기심과 국제적 세력판도의 도정이라는 강대국 논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어떤 논거에도 불구하고 「독재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인류 공통의 명제는 세계사에서 긍적적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점에서 세계 다른 나라와 차별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바로 북한의 문제다. 그것은 북한 정권과 북한 인민을 구별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북한의 처참한 탄압상과 「민족내부」를 별개로 보는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의 일부 「민주화 세력」들은 다른 나라의 독재와 인권탄압에는 적극 발언하면서 아이로니컬하게도 북한의 비민주(非民主)와 인권말살에는 입을 다물어왔다. 특히 외부 국가들이 북한의 통치체재와 정치탄압을 거론하고 거기에 개입하는 것을 배척해왔다.


이라크는 「후세인 이후」에도 혼란을 겪고 있다. 속전속결을 자랑했던 미군은 지금 심각한 후유증에 직면해 있다. 그것이 어떤 정당성을 갖든 내부의 힘이 아닌 외부세력에 의한 강제는 결코 효율적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미얀마 국민과 아웅산 수치는 외부의 개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그들은 질식할 것이다. 북한은 어떤가. 북한 주민의 고통과 기아는 언제까지 방치돼야 하나. 북한 내부에 의한 「정치적 변화」나 집권자의 반성에 의한 진정한 개혁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세계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이야트는 미얀마 국민은 르완다나 코소보보다 더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며 『어찌된 일인지 (미얀마에 대해서는) 북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간성에 대한 범죄를 비켜서서 그저 바라다보고 있는 것이 아주 도덕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통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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