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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3주 500만원짜리 매진…파출부 해서라도…


서울 종로의 한 유명 유학원이 지난 3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내놓은 영어캠프 프로그램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정원 300명이 꽉 찼다. 영국·미국·캐나다 등에서 단 3주간 연수를 받는 이 프로그램의 참가비는 500만원 안팎. 경기가 좋지 않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유학원측에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이 유학원의 관계자는 “모든 경기가 얼어붙었지만 자녀를 외국에 어학연수 보내는 데는 불황이 없다”며 “유학원마다 다양한 해외연수 프로그램 상품을 내놓느라 경쟁이 붙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경기 불황으로 온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막대한 경비가 들어가는 해외유학·어학연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3년 1~5월 기간 중 한국을 떠난 유학생·어학연수생 숫자는 각각 8만1138명과 5만9580명. 합치면 14만718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4742명보다 6000여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2001년(10만7020명)보다는 무려 3만3000여명이나 증가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유학원 ‘월드유학닷컴’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달 대학생 20여명을 어학연수를 위해 외국에 내보내는 데 그쳤지만 올 들어 그 숫자가 두 배로 불었다. 이 유학원의 김명하(金明夏) 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 졸업 이후 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외국에 나가 시간을 벌려고 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또 불안한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외국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직장인들도 사전탐색 차원에서 어학연수를 선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명문대 경영학과를 나온 박모(34)씨는 다니던 컨설팅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MBA 유학을 준비 중이다. 하루 4시간씩 강남의 한 어학원에서 강의를 들으며 5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번 돈을 유학준비에 모두 쏟아붓고 있다. 그는 “지금 경제 상황도 그렇고 뭔가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우리 사회에 염증을 느끼면서 탈출구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 속에서 자녀의 해외연수·유학 비용을 벌기 위해 부업 전선에 나서는 부모들이 없지 않다. 주부 이선자(가명·54)씨는 명문여대 출신이다. 그런 그녀가 지난달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파출부 일을 한다. 작년에 미국으로 유학간 딸(25)에게 월 300만원의 생활비·학비를 부쳐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원이던 남편이 정년 퇴직한 뒤, 유학 비용이 이들 부부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그녀는 “내가 파출부를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딸이 졸업해 돌아올 때까지는 이렇게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녀가 속한 알선업체에서만 자녀의 어학연수·유학 비용 때문에 그녀처럼 돈벌이에 나선 주부가 20여명이나 된다고 했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나간 유학·어학연수생들이 등록금·생활비 등 각종 경비로 지급한 돈은 45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같은 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이 지급한 액수는 2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 연구소의 신승관(辛承寬) 박사는 “46억달러는 우리나라 무역흑자 108억달러의 42.4%, 교육부 예산 22.3조원의 25.7%에 달한다”며 “가뜩이나 불황인 상황에서 무역적자 심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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