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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두 만테가(62) 브라질 재무장관은 ‘통화전쟁(Currency War)’이란 말을 처음 입에 올린 인물이다. 개전을 선언한 건 아니었다. 지난해 9월 그는 “우리는 통화전쟁의 와중에 있다”고 말했다. 물밑에서 통화전쟁이 진행되고 있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언어의 주술적 힘 때문이었을까. 소리 없이 진행되던 각국의 통화가치 떨어뜨리기가 통화전쟁으로 돌변했다. 만테가가 통화전쟁을 일으킨 자라는 누명을 뒤집어쓸 만했다.

하지만 최근 그가 ‘진짜로’ 새로운 통화전쟁의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 상황이 무르익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브라질 헤알화(R$) 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며 “통화전쟁의 불꽃이 브라질에서 타오르기 시작했다”고 이달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지난주 말(1일) 미국 달러와 견준 헤알화 가치는 1.556헤알에 이르렀다. 1999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전까지 헤알화는 달러 가치와 1대1로 묶여 있었다(페그제). 현재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변동환율제가 도입된 이후 최고 수준인 셈이다.

헤알화 가치는 그리스 공포가 잦아들면서 급등했다. 안전을 위해 달러 표시 자산으로 몰렸던 돈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좇아 브라질로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브라질 기준 금리는 6%대다. 미국·영국·일본의 기준금리는 사실 0%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글로벌 자금을 딱 끌어들이기 좋은 조건이다.

브라질의 수출이 급증한 것도 헤알화 가치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6월 무역흑자가 44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월별로는 사상 최고치다. 또 예상치(40억 달러)보다 10% 이상 많다.

사실 만테가는 최근까지 헤알화 가치 상승을 묵인했다. 그는 1차 통화전쟁이 끝난 직후 물가 억제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 목표치인 연 4.5%를 넘어 고공행진해서다. 하지만 헤알화 가치 상승에도 물가는 진정되지 않았다. 올 5월 브라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55%(연율)로 나타났다. 가장 큰 원인은 헤알화 가치 상승이 낳은 통화 증발이다. 요즘 브라질 총유동성(M4) 증가율은 19.21%(연율)에 이른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내부 억제목표치는 15% 안팎이다. 통화 강세를 틈타 환차익을 겨냥한 해외 자본이 헤알화로 바뀌어 시중에 풀려나가서다. 만테가가 외국인의 금융거래에 세금(토빈세)을 물리며 자본이동을 통제했으나 기대만큼 효과가 나질 않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셰어링은 2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자원을 주로 수출한다”며 “이런 나라에선 통화가치를 올려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테가가 물가 안정을 내세우며 계속 헤알화 가치 상승을 용인할 수는 없다. FT는 “헤알화 가치가 거침없이 오르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궁지에 몰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알화 가치 상승이 브라질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려 실직자가 늘 수 있어서다.

만테가가 헤알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2차 통화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호주와 캐나다, 스위스 등도 가파르게 오르는 통화가치 때문에 고통받고 있어서”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누가 방아쇠만 당기면 통화전쟁이 시작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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