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63.여) 브라질 새 대통령이 1일(이하 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브라질' 건설을 약속했다.
호세프는 브라질에서 왕정이 폐지되고 1889년 공화정이 수립된 이래 40번째 대통령이자 공화정 역사 122년만의 첫 여성 대통령이다. 브라질에서 21년간의 군사독재정권이 종식되고 1985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로는 네 번째로 선출된 대통령이며, 남미 지역에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2006~2010년 집권)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2007년 12월~)에 이어 세 번째 선출직 여성 정상이다.
브라질은 물론 세계 언론은 군사정권 시절 반정부 투쟁을 벌였던 호세프 대통령의 전력을 들어 "여전사 잔다르크에서 남미대국 브라질을 이끌어갈 대통령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두 차례 결혼했으나 자녀로는 외동딸 파울라 호세프 아라우조(34)만을 두었으며,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 손자를 보았다.
호세프 대통령은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날 오후 2시5분께 그동안 머물러온 브라질리아 소재 대통령 별장을 떠나 17분만인 2시22분께 브라질리아 가톨릭 대성당 앞에 도착했으며, 취임식 전용 차량인 1952년산 롤스 로이스에 올라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호세프 대통령 뒤로는 미셸 테메르 부통령 부부가 탄 캐딜락 승용차와 경호차량, 대통령궁 의전 기마대가 따랐다.
오후 2시36분께 연방의회 앞에 도착한 호세프 대통령과 테메르 부통령은 상.하원 의장의 안내를 받아 입장했으며, 2시51분께부터 상.하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선서를 하고 취임 관련 문서에 서명한 뒤 40분 가까이 연설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이뤄놓은 성과들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빈곤.기아 퇴치, 정치개혁, 교육.과학기술 투자 확대를 통한 지속성장, 여성지위 향상 등에 주력해 모든 국민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브라질'을 향한 비전을 제시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어 "중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관계도 강화할 것"이라면서 특히 개도국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의회 앞에서 육.해.공 3군 의장대 사열을 마친 호세프 대통령은 딸 파울라와 함께 롤스 로이스를 타고 오후 4시44분께 대통령궁인 팔라시오 도 플라나우토(Palacio do Planalto)에 도착했으며, 룰라 전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궁 발코니에 올라 대통령 휘장을 넘겨받았다.
호세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한 뒤 자리를 옮겨 외국 경축사절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했다. 경축사절로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세계 130여개국에서 정상과 정부수반, 각료, 대사들이 참석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어 외교부 청사인 이타마라치(Itamarati)궁에서 외국 경축사절과 국내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칵테일 축하파티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