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9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운영자 줄리언 어샌지를 처벌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부의 외교 전문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어샌지를 체포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어샌지의 체포 및 구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어샌지가 외교 전문을 공개한 사실을 탓할 게 아니라 그런 문건을 만든 사람들을 처벌해야 한다"면서 "어샌지의 표현의 자유 권리를 옹호하지 않는 언론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말에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브라질 관련 외교 전문은 대수롭지 않은 내용들이며,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룰라 대통령은 공개된 외교 전문이 브라질 정부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 문건들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그런 식으로 흘러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외교 전문에 넬손 조빙 브라질 국방장관이 브라질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 외교관과 대화를 나누던 중 브라질 외무부 고위 인사를 반미(反美)주의자로 표현했다는 내용이 언급된 것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내가 왜 미국인 외교관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나는 미국 대사의 외교 전문보다는 우리 정부 각료를 믿는다"는 말도 했다.
미국 정부 외교 전문의 대부분은 지난 2006~2009년 사이 작성된 것으로, 전문 가운데는 "룰라 대통령은 높은 대중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부패 스캔들 때문에 명예에 흠집을 입으며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예상한 내용도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