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故 최종범씨 부인 “사장 막말에 아이 귀 막아..남편은 소주 먹으며 ‘비참하다’”

by anonymous posted Nov 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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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목숨을 끊은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최종범씨의 부인 이모씨가 삼성에게 편지를 띄웠다.

 

이씨는 편지에서 “작년에 첫눈이 왔을 때 별이 아빠가 보냈던 메시지가 아직도 내 폰에 저장이 되어있습니다. ‘밖에 눈이 와. 고백할게. 사랑해’. 술 한 잔 하고 들어 온 날이면 ‘넌 내가 절대로 안 굶긴다’며 절 업어주었습니다”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남은 빈자리에 대한 고통을 담았다. “걸음마를 시작한 별이에게 목마를 태워주며 놀아주던 아빠의 빈자리를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다음달 13일이면 목숨보다 소중한 우리 별이의 첫 생일인데 아빠의 축하를 받지 못하는 우리 별이 돌잔치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최씨가 천안센터 사장에게 폭언을 들었던 날의 기억에 대해서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사장의 막말에 저는 아이의 귀를 막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별이 아빠는 너무 억울해 했습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먹다 남은 소주병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와 별이를 쳐다보는 것도 어려워했습니다. 그리고 혼자말로 ‘너무 비참하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라고 썼다.

 

이씨가 삼성에게 편지를 쓴 것은 노조 탄압에 대한 사과와 최씨 동료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우리 별이를 위해서도 노동조합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어느 날부터인가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일감이 떨어졌다’고. 대리운전이나 포장마차라도 해야겠다고 했습니다…노동조합을 만들고 부당한 것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표적감사의 대상이 되어 탄압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별이 아빠의 동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별이 아빠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고 했다.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자 처벌과 공식 사과, 노조 탄압과 표적감사 중단, 노조 활동 보장, 건당 수수료 폐지와 생활임금 보장, 최종범씨 명예 회복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공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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