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저편에서 온 아들의 편지

by 인선호 posted Aug 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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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라질] 원수를 사랑하라. 기독교의 가르침이다. 데이지 라우리노(Daisy Laurino) 여인은 강도의 총에 목숨을 잃은 아들의 영계(靈界)로부터 온 편지를 받았다. 아들의 사인이 든 편지에는 자기를 살해한 사람을 용서해 주라는 아들의 요청이 담겨 있었다.

편지는 나이 68세 시다(Cida)라고 만 알려진 영매(靈媒) 능력을 가진 여인이 받아쓴 것으로 인다이아뚜바(Indaiatuba-SP 102km 내륙도시)의 죽은 하파엘 라우리노 게하(Rafael Laurino Guerra,26)의 가족이 운영하는 빵집 여주인 데이지에게 전달됐다. 영계편지를 받아쓴 시다는 데이지 여인을 한번도 본일이 없다.

“편지를 받았을 때 땅이 무너져 내려 앉는 느낌이었으며 무척 놀랐다. 그러나 지나간 몇몇가지 일들을 되돌아 기억해 볼 때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편지가 정말로 아들이 보낸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어머니는 말했다.

올해 56인 데이지 여인은 “나는 하나님을 믿고 말씀을 따라 선행을 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심령주의(Espiritismo) 신자가 거의 됐다.

그녀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했을 뿐 아니라 범인의 가족 즉 부인과 2살, 4살, 8살짜리 아이들을 위해 남 모르게 먹을 것을 보내주고 있다.

영계편지가 도착했을 때 범인의 가족들은 굶고 있었으며 월세가 밀려 집에서 쫓겨날 판이었다.

하파엘은 2009년 6월 10일 인다이아뚜바 자르딩 칼리포니아 동네 식구들이 경영하는 빵집에 강도가 들었을 때 대항하다가 가슴에 총 두발을 맞고 사망했다. 얼마후 범인 히날도 조제 베제하 별명 메리꼬(32)는 바르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가 붙잡혀 25년의 형을 받고 교도소로 갔다.

“재판에 가보지도 않았으며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알아보기 위한 변호사도 사지 않았다. 그렇다고 죽은 아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여인은 눈시울을 적시며 말했다.

“원한이나 원망 같은 감정은 이미 사라졌고 다만 그리워서 나오는 눈물”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강도의 총에 죽을 당시 26세였던 하파엘은 편지에서 강도에게 맞섰던 것은 ‘육의 목소리가 더 컸던 탓’이라고 자책하면서 어머니에게 용서를 구했다.

아들의 영계편지를 받기 전 그녀는 우울증에 시달렸고 당뇨가 악화돼 발이 퉁퉁 붓고 발톱 하나가 안으로 파여 들어가 고생하고 있었다. 누가 발치료 전문의를 소개해줘 갔더니 발치료 여의사가 그녀를 자세히 바라보더니 어디서 본 얼굴이라고 말했다.

데이지는 자신의 가족에게 일어났던 사건을 얘기하면서 혹시 신문에서 보지 않았느냐고 여의사에게 물었더니 “아, 그러고 보니 이제 생각이 난다”고 여의사는 대답했다.

발전문여의사는 “범인의 부인이 내 어머니집 근처에 산다”고 데이지에게 전해주었다.

데이지는 범인의 가족이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으며 끼니가 어려운 형편이라는 말을 듣자 가슴이 조여 드는 느낌이 들었다.

“아들은 편지에서 어머니 마음을 굳게 잡숫고 열심히 사세요. 그리고 살인자를 용서해주세요. 그도 불쌍한 생명입니다” 데이지는 아들이 이렇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매달 데이지는 발전문여의사를 통해 범인의 가족에게 양식포대를 보내고 있으며 아이들의 약도 챙겨 보낸바 있다.

“그들이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데이지는 말한다.

“아들은 내가 슬퍼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나는 지상에서 내 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라고 아들이 부탁했다”고 말했다.

데이지는 이제 아픈 것도 없어졌으며 아들과는 살아있는 것처럼 늘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령주의(espiritismo)는 프랑스인 알란 카르덱(Allan Kardec, 1804-1869)에 의해 창시됐으며 영계편지는 영계와 소통 능력을 가진 영매(靈媒, medium)에 의해 받아 쓰인다.

심령주의의 가르침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영계소통능력을 타고 나는데 제6감이 일종의 소통능력이라고 한다.
브라질의 가장 대표적인 영매는 2002년 6월30일 92세를 살다간 시꼬 사비에르(Chico Xavier)로 영계로부터 받아쓴 450권 이상의 그의 이름으로 된 책을 갖고 있다.

브라질에 알란 카르덱의 심령주의 신자(espíritas)가 많다. 2000년 지리통계원 조사 자료에 의하면 230만명으로 나와있는데 바이아에 거주하고 있는 영매 디발도 뻬레이라 프랑코는 10년이 지난 오늘 알란 카르덱 교리 신자라고 선언하는 사람의 숫자는 7백만명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아리오데 상파울로,04/08/10)

사진1 : 데이지는 아들의 영계편지를 받고 나서 범인을 용서하고 은밀히 그 가족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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