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미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현대·기아차는 연말 그랜저·K7 하이브리드까지 출시해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유럽 디젤차의 공세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주춤했다.

1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1~10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등 2개 모델은 총 3만948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9% 증가한 수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1만8729대가 판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6% 늘었고, K5 하이브리드는 1만2219대로 같은 기간 49.4% 늘었다. 이들 모델은 지난 2011년 4월과 6월에 각각 출시된 이후 첫해 1만3491대, 지난해 2만7641대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는 3만5000대를 넘길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부진했다. 올 1~10월 쏘나타·K5 하이브리드와 현대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기아차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4종의 판매량은 1만956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2% 급감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1만1930대)가 28.6% 감소했고, K5 하이브리드(6827대)도 37.4% 줄었다.

이는 가솔린 차량이 많은 미국에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 유럽산 디젤차이 인기를 끌면서 하이브리드보다는 디젤차를 선호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 그랜저 및 K7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고 국내외 판매량을 본격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에서와 달리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급증은 독자기술인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품질, 높은 연비와 함께 적극적인 판촉 활동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당분간 고도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그랜저 및 K7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올해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190만대를 기록하고, 누적 판매량이 7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