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인 상파울로시 200만 거주 이민 130년주년 맞아

by 인선호 posted Apr 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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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라질] 브라질의 레바논 이민은 올해로 130년 역사를 기록하며 1880년부터 시작된다. 브라질 동뻬드로 2세 황제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식 방문했을 때 그곳 농민들에게 산이 많고 농토가 협소한 나라를 떠나 도회지 개발을 막 시작한 대륙에 비견되는 광활하고도 기름진 브라질땅을 한번 생각해 보라고 권유했다.

그로부터 4년후 레바논 첫 이민 물결이 브라질 문을 두드렸다. 레바논 이민 물결은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났는데 두 번째는 1940-1950년 2차 대전 발발과 종전을 전후해 출렁였다.

오늘날 상파울로주에 3백만의 레바논인과 후손들이 살고 있으며 상파울로시에만 200만명이 집중돼 있어 본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가장 큰 레바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레바논인들은 농업이민으로 브라질에 도착해 북부지방에 정착하여 고무경제 시대에 참가했다. 그러나 레바논인들은 상업에 더 재능을 타고났음을 보여주었다.

“아득한 옛날 기원전 3.500년 레바논에 지중해 지방의 가장 영리한 상인이며 알파벳을 발명한 페니키아인들이 상륙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이때부터 레바논인들의 핏속에는 상혼이 흐르고 있었으며 레바논 이민들은 오랜 역사의 상인기질을 브라질로 가져왔다.”고 USP 아랍문화 교수 아이다 하나니아는 설명했다.

레바논인들은 처음에는 행상으로부터 출발해 다음에는 상점주인, 그 다음에는 사업인으로 브라질에 뿌리를 내렸다.

레바논인들은 브라질에서 오랜동안 뚜르꼬(turcos,터키인)이라고 혼동돼 왔는데 1920년대까지 레바논은 오토만터키 제국에 속해 있었고 모든 신민들에게는 오토만터키 제국 여권을 발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상파울로 시내를 둘러보다 보면 레바논인들의 족적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이삐랑가 지역에 자펫(Jafet)일족이 남겨놓은 6채의 대저택.

자펫가는 1887년 브라질에 도착하자 마자 이삐랑가에 직물공장을 세웠다. 아베니다 자펫은 두말할 것 없이 이삐랑가에 정착한 자펫일가를 기려 붙인 이름이다. 25 데 마르소에 최초로 잡화가게를 연 사람 역시 자펫가의 벤자민이다. 1887년의 일이다.

시내 중심 빠트리아르까 광장에 세워져 있는 브라질 왕정시대의 유명한 정치가 조제 보니파시오 동상. 아인슈타인 유태인병원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시리오-리바네스(Sirio-Libanes)병원. 시리아, 레바논 양국 이민 여성 후예들에 의해 1940년 개원됐다. 상파울로 시내에 산재해 있는 100여개의 레바논 식당, 바르, 8개의 오락클럽 등이다.

레바논 이민이 낳은 인물들은 아래와 같다.

하울 꾸타이트 의사는 1990-2005 시리오-리바네스 병원장을 역임했다. 그의 조부 엘리아스는 초창기 1887년도 이민자다. 2006년 레바논을 방문한 하울은 레바논 정부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황금최고훈장을 받았다. “나는 따뜻하고 애정있고 친절한 국민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차례 보건부 장관을 지낸 심장과 의사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아디브 자테니(Adib Jatene, 80)는 2003년 그의 가족이 100년전 브라질에 이민 떠나오기 전에 살았던 레바논 북쪽의 산간지대 아까르를 찾아가 볼 기회가 있었다.

일부러 고향방문을 한 것이 아니고 실은 의학 세미나 참석차 레바논에 갔었다. 고향에 도착해 자테니는 부친으로부터 전해들은 어떻게 아끄레주 샤뿌리에 도착했으며 어떻게 행상으로 출발해 어려운 시절을 보냈었는가 하는 이야기들을 기억에 떠올렸다고 말했다.

레바논 이민 130주년을 맞이해 레바논인들이 브라질 역사에 어떤 것들을 남겼나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자테니는 말했다. 정치인으로는 현 상파울로 시장 질베르또 까사비, 상파울로 시장과 국회의원을 역임한 빠울로 말루피가 있다.

문화계에 극작가이며 무대감독인 사미르 야즈베크(Samir Yazbek,42)와 작가 밀톤 하토움(Milton Hatoum,57)이 있다.

극작가 야즈베크의 어머니 자네티(Jeanette)는 1950년 9월 꽃다운 나이 18세때 레바논 북부 지지브라일촌을 떠나 25일간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상파울로에 도착했다. 자네티는 출발부터 항해중 보고 느낀 것 그리고 브라질에서의 정착 과정을 일기로 남겼다. 자네티는 2003년 작고했으며 일기는 이제 아들 손에 보관돼 있다.

작가 밀톤 하토움은 두권의 책을 아랍어로도 출판했다. 그의 조부는 1904년 고무나무 농장에 일하기 위해 아끄레로 바로 왔다. 후에 레바논으로 돌아간 할아버지는 자식에게 아마조니아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되풀이 했다.

나의 아버지는 안정된 법무부 직장과 기타 모든 것을 내버리고 브라질로 떠나왔다. 일확천금을 위해서가 아니라 꿈 같은 아마조니아 이야기에 홀려서였다. 이야기에 혼을 빼앗기는 할아버지의 기질은 나에게 까지 유전됐다.

할아버지는 일요일이면 손자아이들을 전부 모아놓고 그가 겪은 레바논과 아마조니아 얘기를 시간가는 줄 모르게 들려주곤 했다. 할아버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상파울로의 레바논인과 후손들의 종교는 기독교와 회교 둘로 갈라져 있다.

그리스도교인들의 대표적인 교회는 빠라이조구에 있는 마로니타(Maronita) 교회다.

브라질 이민 130주년을 맞는 레바논인 사회는 이민선구자들의 사진, 문서 전시회, 역사학자 호베르또 카트라비의 브라질 레바논 이민에 관한 강연, 연극, 이민기념우표 발행 등의 행사를 펼친다. (에스따도데 상파울로,24/04/10)

사진: 극작가 사미르 야스베크는 1950년 브라질에 오면서 어머니가 남긴 일기와 처녀적 사진을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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