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빠울리스타 거리를 비질하는 사업가

by 인선호 posted Feb 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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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라질] 일본인 히데아끼 이지마(59.사업)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브리가데이로 루이스 안또니오와 빠드레 조앙 마노엘 사이의 한 블록 빠울리스타 대로(Av. Paulista) 인도를 청소한다.

여기서 쓰레기가 최고로 많이 나오는 때는 100 리터 짜리 쓰레기 봉지 4개를 가득 채운다. “때때로 친구들이 동참해 준다. 그러나 쓰레기를 치우는 것보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상파울로에서 제일 유명한 거리를 빗자루를 들고 두달째 청소해오고 있는데 이웃들이 뜻을 알고 협조해 주고 있어 가슴 뿌듯해 하고 있다.

“요즘은 쓰레기 봉지 1개 반으로 줄었다. 깡통이나 종이컵, 곽종이 같은 큰 쓰레기는 없고 종이조각, 담배꽁초들이 대부분이다”아직 국민들에게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이지마는 덧붙였다.

“우기에 쓰레기들이 도로와 하수구를 막아 물이 넘쳐 인명희생과 재산손실을 가져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소호 미용실(SoHo Hair)체인망 창업자이다. 28살 때 일본을 떠났는데 이미 당시 도쿄에서 월 3만불의 수입을 올릴 정도로 잘나가는 미용기술자였다. 일년에 쉬는 날은 고작 10일에 불과했다. 돈은 잘 벌었지만 부인과 2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하루는 3살짜리 아들이 나를 아저씨라고 불러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모든 것을 접고 브라질로 이주하게 된 동기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상파울로에 도착해 모아두었던 돈으로 미용실 하나를 개업했으나 얼마안돼 동업자가 돈을 가지고 도망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 그 사람은 이미 고인이 됐지만 나는 그 동업자에게 매일같이 감사한다. 그 사람덕분에 나의 잠재력이 솟아 일어났고 브라질을 좀더 알 수 있게 된 때문이다”고 그는 말했다.

동업자가 돈을 갖고 가버려 그의 수중에 한 푼 남지 않았으나 낙심하지 않았다. 이지마는 상파울로 알라메다 산토스에 작은 미용실 하나를 열고 직접 가위를 잡고 재기를 시도했다. 오늘 그는 30개 체인점과 미용학교를 거느린 제국을 이룩했다. 그는 성공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 옆에 있는 기술자들을 적정한 보수를 주고 훈련시켜라”

이지마가 거리청소를 처음 시작한 곳은 아끄리마성 공원이었다. 매일 허름한 옷차림으로 그는 빗자루를 들고 청소했다.

빠울리스타 거리에서였다. 거리에서 커피 파는 한 여인이 그가 가난한 거리 청소원으로 생각하고 매일 아침 커피를 주었다. “그런데 어느날 텔레비전에 나와 지구지키기 운동이 어떻고 하며 떠드는 신사복 차림의 나를 발견하고는 속았다 생각하고 그동안 공짜로 준 커피값을 전부 물어 내라고 득달해 몽땅 갚았다”고 이지마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지마는 1995년 지진으로 무너진 일본 고베시 재건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가 지구지킴운동과 접하게 됐다. 그는 지구지킴운동을 브라질에 들여와 보급했으며 이비라뿌에라 공원청소에 800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구지킴이운동은 1992년 일본에서 시작됐으며 주위환경을 청소하고 환경의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고취함으로써 지구가 깨끗해 질뿐 아니라 인간의 영혼도 깨끗해 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가르치고 있다.

히데아끼 이지마가 브라질에 왔을 때는 2년이나 3년만 있다가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곳이 너무 좋아 다시 떠나지 않았다. “이곳만큼 살기 좋은 데가 없다. 사람들은 명랑하고 친절하며 땅 넓고 기회 많은 나라다”라고 말했다.

브라질에 사는 만큼 그는 무언가를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느꼈다.

이지마는 일본에서 들여온 지구지킴운동을 보급하기 위해 가끔씩 거리나 공원을 단체로 청소하는 이벤트를 벌여 정치인, 지식인, 유명인, 일반대중의 이목을 끌려 하고 있다.

다음 이벤트는 5월30일 5천명을 동원해 빠울리스타 거리를 청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800개의 빗자루가 있는데 더 많은 인원을 참석시키기 위해서는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마는 여가시간에는 그림을 그리는데 이미 150점을 지구지킴운동에 기증했다. 그의 작품은 4월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디아리오데 상파울로, 21/02/10)

사진: 히데아끼 이지마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빗자루를 들고 빠울리스타 거리를 청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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