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라질 논란 어린이.."아버지 품으로"

by 인선호 posted Dec 2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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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성과 브라질 여성 사이에 태어난 어린이를 놓고 벌어진 양육권 논란이 아버지의 승리로 끝났다고 브라질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질마르 멘데스 브라질 대법원장은 전날 밤 미국인 데이비드 골드먼이 전 부인인 브라질 여성 브루나 비안시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 션 골드먼(9)에 대한 양육권을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아이를 친부에게 보낼 것"을 결정했다.

브루나의 가족들은 멘데스 대법원장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에게 "션이 브라질에서 살 수 있게 도와달라"는 편지까지 보냈으나 이날 더이상의 법정다툼을 벌이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이에 따라 션은 24일 오전 중 리우 데 자네이루 시 소재 미국 영사관을 통해 지난 17일부터 리우 시내 한 호텔에 머물고 있는 아버지 데이비드에게 인도된 뒤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보인다.

브루나는 2004년 6월 16일 미국에서 태어난 션과 함께 고향인 리우로 온 뒤 골드먼에게 이혼을 통보하고 "션을 다시 만나려면 양육권 포기 서류에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골드먼은 "아들이 사실상 납치됐다"면서 브루나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으며, 1983년 헤이그 조약을 들어 션이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이그 조약은 국제결혼한 부부가 헤어질 경우 자녀가 '평소의 거주지'에서 살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브라질 법원은 션의 양육권이 브루나에게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션을 둘러싼 양육권 다툼은 브라질에서 재혼한 브루나가 지난해 8월 아이를 낳다 사망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골드먼은 브루나의 사망으로 션이 친부인 자신에게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브루나의 부모와 새 남편은 션의 양육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

이 문제는 외교 문제로까지 다뤄져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 뒤 리우 연방법원은 션을 친부에게 보내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브루나 가족이 대법원에 항소하면서 법정 다툼이 계속된 끝에 멘데스 대법원장의 결정으로 5년만에 해결을 보게 된 것이다.

션의 미국 귀환 운동을 벌여온 단체들은 국제결혼 증가로 션의 경우처럼 다른 국가에 살면서 귀국하지 못하는 미국 어린이가 1천900여명에 달하며, 브라질에만 66명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션 문제를 들어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일반특혜관세(GSP) 적용 연장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여온 미국 상원은 션의 미국 귀환이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브라질을 132개 GSP 적용 대상국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브라질은 지난 해 GSP 적용을 통해 27억5천만달러의 혜택을 얻었으며, 이는 132개국 가운데 5번째로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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