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올림픽 유치 도시' 마약 소굴 대대적 소탕

by 인선호 posted Oct 20,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2016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내 사전에서 파벨라(favela·빈민가)라는 단어를 지워버리고 싶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3일 리우데자네이루 의 2016년 하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이렇게 말했었다. 빈곤과 마약, 조직범죄의 온상으로 각인된 파벨라를 이 도시에서 일소(一掃)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하지만 룰라 대통령의 '소망'은 불과 2주 만에 도전을 받았다. 리우데자네이루 한복판에서 17일 밤 파벨라 출신 마약 조직과 경찰 간에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져 경찰 헬리콥터 1대가 추락하고 경찰관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했다. 당초 총격전은 파벨라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두 마약 조직 간이 시작했으나, 경찰이 진압에 나서면서 경찰과 마약 조직 간의 총격전으로 확대됐다.

세르지오 카브랄(Cabral) 리우데자네이루주(州) 지사는 18일 "현재 2000명 수준인 경찰 병력을 4만여명으로 늘려 (파벨라 지역의) 치안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모니터가 19일 보도했다.

파벨라에는 리우시 전체 인구(614만명)의 4분의 1인 150여만명이 거주한다. 리우데자네이루주 범죄백서에 따르면, 시내에 968개의 파벨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의 파벨라에는 조직범죄단이 있고, 특히 17일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붉은 사령부(Red Command)'는 자동소총과 대공포 등으로 무장한 최대 조직범죄단이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찰관이 혼자서 파벨라에 들어가는 것은 금물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벌써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해 카브랄 주지사는 "올림픽까지는 시간이 있고, 치안에 문제가 없는 올림픽이 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