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싸우지마세요' 버스밑에 숨어 550킬로 여행

by 인선호 posted Oct 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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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라질] 11살짜리 사내아이가 “엄마, 아빠 싸우지 말게 해달라”고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기 위해 버스 흙받이(paralama) 옆의 작은 공간에 숨어 왔다. 소년의 부모는 상파울로에서 475 Km 떨어진 내륙 소도시 살레스(Sales)에 살고 있다.

금요일(16/10)밤 9시 소년은 어머니에게 아빠레시다(Aparecida)로 성지여행 떠나는 버스정거장에 친구들을 배웅하러 간다고 말하며 집을 나섰다. 사내아이는 부모를 따라 아빠레시다(SP 170 Km)에 3차례 온적이 있다.

새벽 4시30분 성지여행하던 남자 승객 한 사람이 어머니로부터 애타게 아들 찾는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버스에 타고 있느냐는 것이다. 버스를 세우고 차안을 살펴봐도 없었고 수화물칸을 샅샅이 뒤져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중에 아이를 발견했다. 아이는 새까만 진흙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고 운전사 조앙 다 실바는 말하며 측은해 했다. “나는 아이의 할아버지뻘 된다. 아이를 보니 가슴이 아팠다”며 운전사는 소년이 발견된 상황을 설명했다.

소년은 여행이 얼마나 위험천만했는지 상관하지 않았다. “조금 아팠다. 그래서 몸을 더 쪼그렸더니 괜찮았다. 어떻게 안떨어졌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아무일도 안 일어났는지 모른다. 그러나 겁나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소년은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을 끝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어머니, 아버지가 싸우지 말게 해달라고 성모 마리아에게 서원했고 그래서 갔다. 나는 도달했고 성모 앞에 무릎을 꿇었고 나의 기도를 들어 주었다. 나는 해냈다. 원했던 일을 끝냈다.”고 소년은 말했다.

운전사에 의해 버스 흙받이 옆 작은 공간에서 소년이 발견되자 어른들의 주선으로 소년은 살레스의 부모와 통화했다. 버스회사의 배려로 소년은 성지순례 귀환승객들과 함께 일요일(18/10)밤 집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안또니오 실바 버스운전사는 이번 여행은 그저 잊고 싶다고 말했다. (디아리오데 상파울로,19/10/09)

사진: 11살짜리 소년이 아빠레시다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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