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5m 상파울로 생일 케이크, 불경기로 올해 그림으로 대체

by 인선호 posted Jan 22,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뉴스브라질] 1월25일은 상파울로시가 탄생한지 455주년 되는 생일이다. 매해 이날이 되면 시내 베시가(Bexiga)동네(Rui Barbosa, 13 de Maio 거리가 있다)에 생일날 길이 만큼의 기다란 케이크가 준비돼 있어 원근에서 온 축하객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관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예를 들면 작년은 454주년 생일이었으므로 454미터 길이의 케이크를 며칠 전부터 준비해 베시가 동네 거리에 장사진으로 정돈해 놓고 정해진 시간에 신호를 울리면 사람들이 먹기 시작하는데 450미터의 케이크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어떤때는 신호가 터지기 전에 사람들이 달려들어 삽시간에 먹어 치우기도 한다.

그런데 금년 상파울로 생일에는 예산이 없어 예년의 장사진 케이크가 없고 후이 바르보자(Rui Barbosa) 거리 아스팔트 바닥 위에 그림으로 대체한다. 아스팔트 케이크를 그리는 데만 40명이 동원된다.

어쨌든 올해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완전히 “그림의 떡”이다. 말할 것도 없이 브라질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직접 원인이다.  

생일 케이크는 없어도 쇼는 진행돼 25일 일요일 오전 7시부터 음악, 무용, 인물흉내, 미스선발 등의 행사가 하루 종일 열린다.

“마지막 순간에 후원자들이 오리발을 내미는 거예요. 완전 김 샌거죠. 케이크 전통의 맥을 무 자르듯 끊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그림으로 하기로 한거죠.”라고 15년째 베시가동네 전통수호ㆍ번영회 회장 발테르 따베르나 회장은 말했다.

상파울로 생일 때마다 몇 톤 분량의 밀가루와 버터, 크림, 설탕, 계란과 그리고 십수명이 동원돼 만드는 거대한 케이크 나눠먹기 전통은 1985년에 시작해 24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그 사이 딱 한 차례 1997년 대형 슈퍼마켓에서 빌려 쓰기로 한 케이크 굽는 오븐에 문제가 발생해 건너뛴 적이 있다.

따베르나 이 지역 전통수호ㆍ번영회장은 2010년에는 마시멜로 크림 올린 “진짜”케이크가 돌아오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내년에도 만약 후원자를 못 구한다면 내가 케이크를 맡겠다. 이제부터라도 케이크 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2007년 1월25일 453주년 생일에는 베시가 동네거리에 길이 453미터, 무게 8톤 분량의 거대한 케이크가 진열됐었다.


doo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