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깔랴우 냉동제품으로도 나와

by 인선호 posted Jan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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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라질] 크리스마스 이브 만찬과 부활절에 먹는 소금에 절인 건대구 바깔랴우(bacalhau)는 원래 노르웨이, 아이스랜드에서 잡히지만 말린 대구로 만든 요리는 포르투갈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음식으로 “바깔랴우”하면 거의 포르투갈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포루투갈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바깔랴우 소비량이 많으며 바깔랴우 요리법이 1천가지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과장이겠지만 그 1천가지 요리법을 포르투갈인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브라질에서도 70-80년대만 해도 바르 같은 대중식당에서 금요일이면 반드시 바깔랴우 요리가 나왔으나 육류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 어느덧 자취를 감춘지 오래며 지금은 고급식당에서나 만날 수 있다. 바깔랴우는 미국에서는 생스기빙 감사절에 먹는 칠면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바깔랴우는 16세기에 포르투갈에 소개된 후 숭배 받아왔으며 포르투갈인들의 뗄래야 뗄 수 없는 친구가 됐다. “바깔랴우는 포르투갈의 제일 친한 친구”라고 공언하며 포르투갈에 “바깔랴우 친구협회”가 있으며 전세계 46개 지회가 퍼져있다고 페르난도 산또스 회장은 말했다.  

소금에 절인 건대구는 요리를 하려면 2-3일 물에다 담그고 물을 수시로 갈아주면서 소금끼를 빼야 한다. 요리하기 전 물에다 며칠을 담궈 기다려야 하는 재래식 방법 대신 미리 짠맛을 빼고 냉동시킨 바깔랴우가 시간에 쫓기는 주부들의 눈길을 점점 사로잡아가고 있다.

그래서 포르투갈에서 이제 냉동 바깔랴우가 전국 판매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 리스본의 대형 슈퍼마켓에 가보면 가득 쌓여있는 소금에 절인 건대구 더미 옆에 나란히 냉동 건대구 상자들이 같은 높이로 쌓여있다.

포르투갈 북부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일랴보(Ilhavo)항의 이 나라 최대 규모의 냉동 바깔랴우 생산회사 후이 꼬스다 이 소우자(Rui Costa e Sousa) 전무 곤살로 게데 바스는 “재래 건대구 시대는 이미 갔다. 앞으로는 냉동대구시대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냉동 건대구 출현으로 말미암아 포르투갈의 전래 건대구 문화가 훼손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냉동건대구로 만드는 요리는 진짜 건대구로 만드는 요리의 발꿈치도 못 쫓아간다”고 텔레비전 요리프로그램 진행자 조제 벤또 도스 산또스는 말한다. “장차에 올 젊은 세대가 딸기와 멜론의 진짜 맛을 알지 못하듯 원래의 바깔랴우 맛을 모르게 될까봐 큰 걱정”이라 산또스는 털어놓았다.                

사진: 해풍에 대구를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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