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3자회담이 성과없이 끝난데 대해 여야가 17일 격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정쟁을 위한 일방적 요구사항만 내세웠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리였다며 '독선의 정치'라고 맞서는 등 서로를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마디로 대단히 안타깝다"며 "민주당은 정쟁을 위한 자신들의 일방적 요구사항만 주장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수사 중인 국정원 문제, 혼외 자식 논란으로 공직자로서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채동욱 검찰총장 문제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난국의 실타래를 풀지 못함으로써 꼬인 정국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단히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김한길 대표가 7개 요구안을 내세운 데 대해선 "법원과 검찰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며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요구를 늘어놓으면서 들어주지 않는다고 불통이라고 외치고 대통령에게 책임지고 사과하라고 억지주장을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탈을 쓰고 있는 민주당의 저의가 굉장히 의심스럽다"며 "추후 재판 결과가 만약 야당의 입맛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민주당이 여론몰이를 하고 대선불복 놀이를 이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정국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민생, 경제문제 등이 당장 문제다.
정치 공세인지 모르지만 여당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 동감하고, 민주당도 무책임한대서 벗어나서 도대체 언제까지 천막농성과 장외투쟁을 지속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 중에 최악의 회담 중에 하나였다"고 혹평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과 야당의 요구를 거의 단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고, 대통령과 야당이 합의문 작성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애초에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야당에게 통보하려고 만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불통을 넘어서 독선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야당과 대화를 통해 국정을 운영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서 민주주의를 얻겠다는 기대는 무망해졌다고 생각하면서 더 이상 대통령에게 기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민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으로 막혔던 경색 국면이 뚫리고 산적한 민생현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활기찬 국회가 열리길 기대했을 텐데 결국 허탈한 심정으로 발길을 돌렸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민망하고 송구스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향후 정국 방향에 대해선 "대화로 뭘 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투쟁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방법에 대해선 국민의 여론과 국회의원,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채택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외투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야당을 대화와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지시하는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해결하기가 굉장히 힘들겠다는 의미에서 쉽게 타결될 것 같지 않다"고 대통령의 전향적 인식을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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