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아버지'로 불리던 한모(57) 목사가 장애인 후원금으로 호화롭게 생활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그와 함께 일한 목사가 그의 추가 비리를 폭로했다.
한 목사가 운영하던 장애시설에서 함께 일하던 A목사는 16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서 "드러난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고 서유석씨 외에도 치료 받지 못하고 방치돼 죽은 장애인이 3명 더 있다"고 고발했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한 목사가 지체장애 1급인 서씨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유흥비 등으로 9,000만원을 사용했고 카드빚이 서씨 가족에게 고스란히 전가된 사실이 드러났다.
A목사는 "서씨는 한 발짝도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법인의 이사로 등록돼 있고, 1,200만원을 쓴 카드 청구서가 왔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 한 목사에게 얘기했더니 '그런 것에 대해 관여하지 마라. 봉사나 왔으면 봉사나 하라'고 말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A목사는 "서씨와 같이 방치돼서 목숨을 잃은 장애인이 3명이 더 있다. 관계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목사는 "처음엔 장애인을 위해 희생한다고 알려진 한 목사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느꼈다.
하지만 그의 사생활을 알게 되면서 날이 갈수록 분노가 일었다. 한 목사는 사회의 약자인 장애인을 계속 이용하려는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A목사는 "한 목사는 목사라는 존칭을 빼야 하는 사람이다. 초등학교 중퇴자에 검정고시도 보지 않은 사람인데 어떻게 신학 대학을 갈 수 있겠는가.
단지 욕심을 채우기 위해 종교를 이용했고 목사라고 사칭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본래 한 목사는 본인도 휠체어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선천적인 1급 장애인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두 다리에 고무 튜브를 감고 구걸을 해 돈을 벌었던 한 목사는 1997년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목사로 돌아온 뒤 화려한 삶을 삶았다. 한 목사는 강원도 홍천에 소재한 장애 시설의 원장이자 담임 목사로 50여명의 장애인을 돌봐왔다.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자전적 소설 '나는 서울의 거지였다'를 출간했고, 인생역전을 이룬 한 목사는 '장애인의 아버지' '거지 목사'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거지목사는 충격적인 이중생활을 하는 '밤의 황제'였다. 자신이 운영하는 장애인 시설에 머물던 지체방애 1급 서씨의 이름을 도용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유흥비로 9,000만원을 사용했다.
피부 미백 치료, 보톡스 시술 등을 받았다. 100만원이 넘는 고급 안경을 구매하는 등 사치도 일삼았다.
후원금을 받기 위해 전문 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서씨를 시설에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목사의 비리가 알려진 후 이 시설을 관리•감독하는 홍천군청 홈페이지에 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항의가 쏟아졌다.
홍천군청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개인시설이어서 시설장의 협조가 없으면 현행법상 후원금과 지출 내역을 파악 및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데 대해 군민과 장애인 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한다"고 했다. 한 목사 시설에 입소한 장애인들은 지난 13일 정부지원 장애인 시설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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