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된다면 못할 것 없다”

by 인선호 posted Jun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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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로 시내 동부 어느 쇼핑에서 0 Km 포드 소형차(Ka)를 경품으로 내놓았다.

부부든 연인이든 남녀 한 쌍이 6월 11일부터 26일까지 자동차 안에 들어가 하루에 오전 9시, 밤11시 단 두차례 화장실 가는 것만 허용되고 나머지 시간은 목욕도 못하고 의복도 갈아입지 못한 채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경품 자동차는 단 남녀 한 쌍에게만 주어지며 처음 10쌍이 도전했으나 두 시간만에 5쌍은 이미 기권했다.

경품 조건은 아주 까다롭다. 운전석과 옆자리의 창유리는 5센티만 열어놓아야 하며 키스와 애무가 허용 안되며 상대방 무릎에 누워도 안되고 의자를 뒤로 젖히면 안되고 뒷좌석으로 넘어가도 안된다. 자동차 밖의 사람들과 이야기해도 안되고 손짓으로라도 의사 소통을 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16일에 한 쌍이 떨어져 나갔는데 남자애인이 화장실이 급해 차문을 열고 바지를 잡고 쇼핑 복도를 뛰어갔다고 한다. 옆에 같이 있던 여자 애인은 애인이 화장실로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탈락의 아픔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 목격자는 말했다.

아직 버티고 있는 파트리샤(26)와 에메르손(34,음악인)은 약혼한 사이로 내년초에 결혼할 예정이다.

파트리샤는 “가족과 말할 수 없는 게 제일 힘들다. 부모가 우리를 보러왔는데 미소밖에 다른 표현을 할 수 없었다”고 기자의 인터뷰에 대답했다. 그녀는 26일 생일을 맞는다.

그 옆의 한 쌍 에반셀라(28,여)와 사진사 레안드로(18,남)는 “미리 집에서 훈련했다. 3일간 하루 2번 화장실 가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경품을 타기 위해 차 안에 갇혀 지내는 참가자들도 불편하겠지만 쇼핑 손님들도 자동차 가까이 다가 가면 역한 냄새에 뒤로 한발 물러나게 한다. 신문기자가 참가자를 인터뷰했는데 그들이 차문을 열었을 때 자동차 안으로부터 뜨겁고 견디기 힘든 악취가 밖으로 확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은행원 바네사(22)는 내기에 참가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었다고 말했다.

며칠 결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허용이 안돼 그녀는 직장을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네사의 애인 오따비오(21,디자이너)는 운이 좋게 직장 상사가 잘 봐주었다.

자동차를 받게 되면 팔아서 결혼 비용에 쓰겠다고 그들은 말했다.  내기에 참가하는 동안 “하루 세끼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아주 조심한다”고 바네사는 말했다.        
      
사진 설명 : 한 쌍의 남녀가 화장실 가는 것 빼놓고는 목욕도 하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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