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신은 돼지

영국 북요크셔 지방의 농부 더비와 앤드류 부부는 그들이 기르는 돼지가 진흙탕에만 가까이 다가가게 되면 자지러지게 놀라는 사실을 보았다.

돼지는 들소나 코끼리와 마찬가지로 진흙에서 뒹구는 것을 원래 좋아하는데 이놈의 돼지는 반대로 진흙탕에 뒹구는 것을 아주 혐오하는구나 생각하고 궁리 끝에 딸아이의 곰인형 신발을 벗겨 돼지에게 신겼다. 그랬더니 돼지가 진흙길을 겁내지 않고 잘 걸었다.

농장 부부는 이번에는 딸의 곰인형 신발대신에 돼지족에 딱 맞는 장화 두 켤레를 장만해 선물했다. 새장화를 신은 돼지는 그 뒤부터 농장의 진흙길을 두려움 없이 신이 나서 활보하기 시작했다.

농부의 돼지는 진흙공포증(Fobia de Cinders)을 갖고 있었는데 진흙공포증은 동화에 나오는 신데렐라(Cinderela)에서 따온 것이다. 하여튼 영국 농부 부부의 21세기 대명천지의 신데르 돼지는 잘 크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