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원주민이 구글과 손잡은 까닭은?

by 인선호 posted Jun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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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 살고있는 수루이(surui) 부족에게는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다.

기껏해야 1200명밖에 안 되는 수루이 부족은 61만 에이커(24억㎡)에 육박하는 자신들의 터전을 불법 채벌꾼들로부터 지킬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걱정을 덜게됐다. 브라질 정부의 단속도 미치지 않는 오지의 주민들이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업체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아마존 부족이 구글 어스(Google Earth)와 함께 불법 벌목ㆍ채굴을 감시하기로 했다고 19일 전했다. 구글 어스 프로그램은 지구 곳곳의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수루이 부족의 추장인 알미르 나라야모가 수루이씨는 몇 달 전 우연히 구글 어스 서비스를 접하게 됐고, 아마존 푸른 밀림에 흰 선이 그어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법 채벌꾼들이 나무를 베어간 자리가 하얀 선으로 드러난 것이다. 브라질 원주민 40만명 중 대부분은 아마존에 있는 보호거주지역에 살고있는데, 최근 우림의 20%가 파괴됐다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

위성사진에서 힌트를 얻은 수루이씨는 지난달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아마존 보존팀(Amazon Conservation Team)의 도움을 받아 캘리포니아에서 구글어스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구글의 홍보담당자 메건 퀸은 “우리의 기술이 누군가에게 아주 중요하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도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 유엔 환경계획, ‘침팬지 박사’ 제인 구달의 제인구달 협회도 구글 어스로 대량학살이나 환경파괴 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수루이 부족들이 위성사진 감시를 활용하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수루이 마을에서는 아직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감시가 가능할 정도로 위성사진의 해상도를 높이는 것도 급선무다. 비용 마련은 더 큰 문제다. 수루이씨는 최근 비영리단체와 브라질 정부 측에 협조를 구하러 다니고 있다.

그는 “우리가 위성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벌목꾼들한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위성 감시가 현실화되면 당국에 벌목 현장 증거를 제출해 우림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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