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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67.6㎝, 몸무게 50.8㎏의 19살 어린 모델은 해외 첫 무대에서 이런 놀림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거식증으로 숨진 브라질 출신 모델 아나 카롤리나 헤스통이 2004년 1월 중국 광저우 패션쇼에 갔을 때의 일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저버>는 헤스통의 안타까운 사연을 14일 공개했다. 헤스통의 죽음은 전 세계가 ‘말라깽이’ 모델 퇴출에 나서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헤스통은 1985년 브라질 상파울루 준지아이에서 태어났다.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시샘받을 정도로 잘 살지도 않았다. 잡지 표지모델은 그의 꿈이었다. 어려서부터 헤스통은 엄마의 브래지어와 하이힐을 걸치고, 집안을 돌아다녔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14살이던 99년에는 스쿨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눈에 번쩍 띄는 광고를 발견했다. 지역 미인대회 광고였다. 헤스통은 바로 뛰어내려 참가 신청서를 냈다. 거기서 그는 지역 미인대회에서 여왕에 올랐다.

헤스통이 캣워킹을 할때 무대 아래에서 ‘준지아이의 여왕’을 외치던 헤스통의 엄마는 놀라지 않았다. “다른 모델들은 땅딸막하고 엉덩이가 처졌어”라고 엄마는 말했다. “우리 딸은 날씬하고 우아하기 때문에 여왕이 된 거야”라고 말했다. 헤스통은 약 18만원에 기획사와 첫 계약을 맺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모델활동이 시작됐다. 167.6㎝의 키가 “너무 작다”는 소리를 듣자, 헤스통은 키를 170㎝로 속였다.

독일계 다국적 회사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파키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을 동시에 앓은 데다 일자리를 잃자, 성공하겠다는 다짐은 더 굳어졌다. 2002년 가족의 저축은 바닥났고, 헤스통의 수입에 더 의존하게 됐다.

그래도 4년간의 활동은 성공적이었고, 2003년에는 브라질 최대 기획사와 계약을 맺었다. 10대 새내기 모델에서 본격적으로 모델의 길에 들어선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른 숱한 10대 모델들처럼 헤스통은 외로운 캐스팅 과정에서 도움말을 줄 개인적인 친구나 가족들과 떨어진 채 여행을 해야 했다. 그런 환경에서 개인적인 비판은 `중대'하게 다가온다.

해외 첫 무대에서 받은 지적은 헤스통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2004년 해외 첫 무대에서 받은 지적은 헤스통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기획사 한 직원은 “헤스통이 ‘뚱뚱하다’는 말을 심한 인식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 뒤 헤스통은 “나는 너무 작고, 도시는 너무 커요.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일도 제대로 못했어요. 실패했어요”라는 편지를 엄마에게 보냈다.


모델전문 정신과의사 “살빼려고 기생충약 먹는 모델도”

모델전문 한 정신과 의사는 “모델 산업이 요구하는 기준을 아주 조금만 넘어도, 마치 병적으로 살이 찐 것처럼 대우받는다”며 “살을 빼려고 기생충약을 먹는 모델도 봤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그는 “어린 모델들이 이곳저곳을 옮겨다니고 갑자기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현실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패션산업과 음식섭취 거부 등은 분명한 관계가 있고, 헤스통 역시 영향을 받은 게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더러, 저소득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취급을 받으면서, 더 자신을 몰아붙인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모델업계를 감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인 그의 친척은 “여자 모델들이 백인 노예들이다”고 모델업계를 비난했다. 그해 말이 되자, 헤스통은 과일 쥬스와 사과, 토마토만 먹고 버텼다. 그는 친구에게 “더이상 먹을 수가 없어. 먹으려해도 토할 것만 같아”라고 털어놓았다.


“뚱뚱하다” 말 듣고는 주스와 과일만 먹고 버티다가…

헤스통은 2005년 8월에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멕시코와 일본으로 모델 활동을 떠났다. 그는 정서적으로도 불안한 상태였고, 브라질로 돌아왔을 때 이미 심각한 상태였다. 가족들이 강제로 먹도록 하면, 화장실에서 다 토해냈다. 가족들은 2006년 1월 건강을 회복하도록 그를 바닷가로 보냈다.

하지만, 헤스통은 점점 더 적게 먹었다. 치료를 받으라고 했지만 “문제가 없다”고 거부했다. 지난해 중반께, 그는 모델 일이 다 떨어졌고, 나이트클럽 전단지를 돌리는 처지에까지 이르렀다. 10월22일 그는 복부에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아름답던 긴 갈색머리가 뭉텅이째 빠져버린 그는 사흘 뒤 병원에 입원했고,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붙이지 못한 편지에서 “네 살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무도 나를 해치지 못하도록 엄마의 자궁 안에 착 달라붙어 있고 싶다”고 썼다. 그의 몸무게는 40㎏이었다.

<가디언>은 “헤스통은 모델로서가 아니라, 죽어서야 모든 잡지와 신문의 표지에 등장하고, 전 세계 주요 뉴스로 떠올랐다”며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전세계적으로 특히 15~25살 등 젊은층의 1~2%가 음식섭취에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13~20%가 숨진다는 노르웨이 연구를 소개했다.

특히, 헤스통이 태어난 브라질에서는 말라깽이 모델이 최근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14살 모델 지망생 소녀가 거식증에 따른 심장마비로 또다시 사망했다.

소녀는 1개월 전부터 입원치료를 받아왔으나, 숨질 당시 170㎝ 키에 체중은 40㎏ 밖에 되지 않았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거식증으로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브라질, 세계 최고의 다이어트알약 소비대국

이런 가운데, 과거 브라질에서 작은 가슴과 풍만한 하체가 미인의 기준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기준이 변하면서 성형수술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브라질에서 식욕억제제 복용 인구가 2001년과 2005년 사이에 2배로 증가해, 브라질이 세계 제1의 다이어트알약 소비국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신문은 수천명의 10대 소녀들이 모델학교와 모델선발대회에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상파울루 연방대학의 엘리사우두 교수는 “북반구로부터 건너온 이미지 때문에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날씬해지기를 원하고 있다”며 “브라질 여성에게는 가혹한 문화적 부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키와 몸무게 비율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모델의 패션쇼 출연을 금지시켰던 스페인 마드리드 당국은 다음달 열리는 패션쇼에 과도하게 마른 모델의 출연을 또 다시 금지하기로 13일 결정했다.

또 이탈리아 밀라노시도 지난해 12월 연령 하한선을 16살로 정하고, 키가 175㎝인 경우 체중이 최소한 55㎏이 돼야 한다는 ‘체적지수’ 등 구체적인 모델 자격 기준을 정했다.

미국 패션업계도 ‘말라깽이’ 모델 퇴출에 나섰다. 미 최대 패션 디자이너 단체인 ‘미국패션디자이너협의회(CFDA)’는 다음달 2일 ‘뉴욕 패션주간’을 앞두고 ‘말라깽이’모델퇴출을 위한 6개항의 권고안을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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