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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밤 10시 서울 청계천 광교 밑. 손에 맥주 캔을 들고 있던 한 40대 남성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소속의 청계천 순찰요원에게 고성을 질렀다.

 

순찰요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청계천에선 음주·흡연을 할 수 없다. 물가에 앉아서 술 마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술에 취한 듯한 이 남성은 "불법이면 경찰을 데려오라"며 악을 썼다. 주변에는 더위를 피해 청계천으로 나온 시민 40여명이 있었다.

 

이 중 10여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몇몇은 소주와 종이컵으로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을 마시기도 했다.

 

같은 시각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종로2가 인근 삼일교까지 800여m의 청계천 구간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모두 150여명에 달했다.

 

 모전교, 광교 아래에는 30~50여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고, 곳곳에 2~3명으로 구성된 20여개의 그룹이 맥주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청소 용역이 퇴근하는 오후 10시 이후엔 취객들이 버린 맥주 캔과 과자 봉지가 청계천 물 위를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

 

청계천이 밤만 되면 '취객'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 찜통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더위를 식히겠다며 나온 시민이 술을 마시고 주폭(酒暴)으로 돌변하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 순찰요원들의 말이다.

 

산책을 하러 청계천을 찾은 시민은 취객들의 행태에 눈살을 찌푸렸다. 대학생 김재형(28)씨는 "12일 밤 너무 더워서 청계천에 나갔는데, 한 젊은 커플이 술에 잔뜩 취해 심한 애정 표현을 하는 모습에 더 열만 받았다"며 "사람들이 버린 맥주 캔이 발에 챌 정도여서 산책을 포기하고 다리 위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취객들이 산책로에 떡 하니 앉아 있는 통에 길을 제대로 지나갈 수 없다는 말도 있다. 주부 한미성(여·43)씨는 "평소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에 산책을 자주 오는데, 여름철에는 교육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되도록 오지 않는다"고 했다.

 

문제는 청계천을 점령한 주폭들을 강제로 몰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청계천 이용·관리에 관한 조례'를 통해 청계천 음주 행위를 금지했지만, 술을 마시지 말라고 권유하는 수준의 '행정 지도'를 할 수 있을 뿐 과태료를 부과하는 단속은 하지 못 한다. 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경찰도 이들을 제지하지 못한다.

 

시설관리공단 소속의 한 순찰요원은 "30명이 10명씩 3개 조로 나뉘어 24시간 순찰을 하지만 정작 강제성을 가진 조치를 할 수는 없어서 취객들은 우리 말을 거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순찰요원들은 취객들이 미끄러운 청계천에서 발을 잘못 디뎌 물에 빠졌다가 머리를 다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2년째 서울 을지로입구 인근에서 지냈다는 노숙인 김모(74)씨는 여름마다 청계천에서 맥주 캔, 음료수 캔을 주워 수입을 올린다. 김씨는 "하루에 캔 500개, 무게로 치면 10㎏가량을 수거해 8000원 정도를 번다"며 "여름엔 특히 맥주 캔이 많아 수입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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