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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쪽으로 3시간 반. 언제부턴가 눈 아래는 온통 짙은 녹색이다. 하강을 시작한 후 검은 ‘리우 네그로’ 강과 누런 아마존 강이 차례로 보이는가 싶더니 이윽고 회색 인공물들이 나타났다. 북부 아마조나스 주(州)의 주도 마나우스. 밀림 속 브라질 산업의 ‘심장’은 그렇게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 기업이든 관세 부담 없이 부품을 들여와 물건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자유무역지대. 그 결과 외국기업 143개 등 433개 공장이 약육강식의 생산경쟁을 벌인다. 녹색 숲 사이로 혼다·필립스·노키아·지멘스·소니·삼성·LG·코카콜라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간판들이 또 하나의 정글을 이루고 있다.

그 중 최대 규모인 혼다 오토바이 공장. 면적만 15만㎡인 이곳의 생산라인으로 들어서자 사방에서 “부르릉” 시동소리며, “빵빵” 경적 소리가 귀를 때린다. 최종 검사요원들이 쉴새없이 손을 놀렸다. 정규 인력만 6500명. “20초당 1대씩, 모두 11개 모델을 생산한다”고 알프레도 피엘 네토 법무팀장은 소개했다. 브라질 도로 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대부분이 이 공단에서 나온다.
맞은 편 LG전자 공장. 시계가 오후 3시50분을 가리키자, “무이타 사우지, 알레그리아, 가하!(건강과 즐거움과 열정을 더해)”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근무 교대 직후 10여명의 작업조가 둘러서서 함께 외치는 단합 구호다. 지난해 7억29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LG는 연평균 35%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우 네그로’ 강변의 삼성전자 공장.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에는 각종 숫자가 시시각각 변한다. 생산 현황을 나타내는 이 수치는 한국 본사에도 실시간 전달돼 해외 공장들간 성적이 동시 비교된다. “LCD TV 판매량이 늘면서 SMD(표면장착장비) 설비 7개 라인을 내년까지 15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최훈 관리부장은 공장 증축까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마나우스가 관세자유지역이 된 것은 1967년 대통령령에 의해서였다. 입주업체들은 연방·주·시의 각종 세금을 면제·감면받은 결과 약 40%의 관세 이득을 본다. 기업들이 줄줄이 입주하면서 1만㎢이던 공단이 인접지역 200만㎢로 커졌다. 지금까지 투자액만 61억달러. 공단 전체 매출은 지난해 190억달러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30% 성장세다. 덕분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당국은 자랑한다.

하지만 그늘은 있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먼 지리적 특성에 따른 물류상의 애로는 숙명처럼 따라다닌다. 육·항로는 남부 상파울루까지 10~12일이나 걸린다. 물동량의 증가세에 비해 세관 등 행정서비스의 처리 속도가 못 따라가는 것도 흠이다. LG전자의 노도용 공장장은 “통상 물류비가 가격의 6~7%를 차지하는 데 반해 이곳 생산품은 13~14%까지 간다”고 했다.

관세 혜택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관심사다. 다른 지방들은 벌써부터 마나우스만의 ‘특혜’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현재 세제혜택 시한인 2023년 이후가 고비다. 중국의 저가공세도 불안요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망을 밝게 보는 이가 많다. 박동형 상파울루 무역관장은 “브라질의 높은 세금부담을 감안할 때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마나우스=전병근특파원 bkj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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